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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 스포 과도한 관심, 손가락 끝 `달` 가리지 않기를 [MK이슈]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성정은 기자]

'스카이캐슬' 스포일러(작품의 주요 내용, 특히 결말을 미리 알려 극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글)가 난리다. 인기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흔히 돌곤 했으나 특히 '스캐이캐슬' 스포에 대한 관심은 놀랍도록 뜨겁다.

계층, 교육 등 사회적 이슈를 녹여내 뜨거운 화제인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이하 '스카이캐슬')이 김혜나(김보라 분) 추락이라는 마지막 극적 사건으로 치달으면서 '스카이캐슬 스포'가 내내 포털사이트 주요 검색어에 올라 있을 정도다.

특히 김혜나 추락의 범인을 둘러싸고 최근 온라인 상에 돌았던 '스카이캐슬' 스포일러가 방송에서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나자 향후 전개도 일치할 지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오죽하면 드라마에 대한 관심 유발을 위한 고의 유출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까지 나왔을까.

11일 방송된 '스카이캐슬'에서 추락한 김혜나가 병원장 아들 수술에 밀려 끝내 사망하고 황우주(찬희)가 김혜나 살해 용의자로 체포됐다. 12일 공개된 이날 방송분 예고편에서는 과연 우주가 범인일지에 대한 전개가 담겼다.

'스카이캐슬' 스포일러에는 김혜나 추락과 관련해 진짜 범인과 이를 은폐하기 위한 또 다른 계략, 상류층 부부들의 욕망이 낳은 막장 스토리가 버무려져 있다. 어디까지나 사실일지 모르나 조금씩 스포일러와 방송이 일치하자, 엉뚱하게도 점점 더 스포일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현미 작가의 치밀한 전개가 쌓여 현재 혜나 추락에 대한 유력 범인 외에도 누구나 범인으로 지목될만한 수상한 구도가 그려졌다. 진범과 그 과정을 추리하며 보는 스릴이 상당하다. '스카이캐슬'의 인기 비결이기도 하다.

그런데, 스포일러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스카이캐슬' 드라마가 꼬집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과 엉망진창 교육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오히려 잊게 할까 우려 되기도 한다.

유럽풍 석조저택 단지 스카이캐슬. 여기에는 대학병원 의사들과 판사 검사 출신 로스쿨 교수들이 모여산다. 대한민국 1%라 불리는 상류층이다. 이 성 안의 사모님들은 부, 명예, 권력을 모두 거머쥔 대한민국 상위 0.1%의 남편들과 함께 제 자식을 천하제일의 왕자와 공주로 키우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게중에는 진짜 명문가 출신 사모님도 있지만 한서진(염정아)처럼 과거를 세탁(?)한 사모님, 그래서 더욱 자식은 진짜 상류층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덩어리 사모님도 있다. 이들은 과연 자녀들의 대학입시를 어떻게 준비할까?

3대째 의사가문, 법조인 가문을 만들어 내기 위한 스카이캐슬 사모님들의 치열하고 철저하고 처절한 처절한 몸부림. 그 필사(必死)의 욕망이 꿈틀대는 내밀한 속을 들여다보고 리얼하면서도 코믹하게 풍자한 드라마가 '스카이캐슬'이다.

1%의 신분을 자식들에게 대대손손 물려주기 위해 사모님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사교육이고, 그 정점에 선 인물이 입시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 선생이다. 김주영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아이러니하고 무서운 현실이 풍자돼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최근 가장 큰 사회적 이슈인 양극화, 계층간 사다리의 부재, 학교 교육 대신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답 없는 교육현실을 촘촘하면서도 무섭게 풍자했다. 그 결과 높고 화려한 '스카이캐슬' 안에는 욕망으로 오히려 더 불안한 어른들, 어른들의 욕망과 사교육 현실에서 병드는 아이들,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허허로움, OST '위 올 라이(We all lie)'처럼 거짓말이 난무한다. 김혜나의 추락은 그 정점에서 벌어졌다.

드라마는 때로 로맨스의 판타지로 설렘과 행복을 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사회를 투영하고 풍자해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놀라운 힘도 발휘한다. '스카이캐슬'은 사회적 문제에 공감하는 시청자들의 관심이 더해져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몰고 왔다.

혜나 추락의 진범으로 의심 받는 강예서(김혜윤 분). 이를 걱정하는 예서 엄마 한서진(염정아 분)에게 김주영은 이렇게 말한다. “예서가 죽였든 안 죽였든 중요한 건 예서 현재 고3이란 사실입니다. 제가 맡은 이상, 예서는 결코 범인이 되어선 안 됩니다”라고. 시험문제를 몰래 빼내서라도 내 자식만 좋은 대학에 간다면 되는 현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스카이' 대학을 거쳐 '스카이캐슬'에 대대손손 안주시키려는 욕망을 교묘히 이용하는 사교육 시장과 계층간 갈등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무섭지만,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대사다.

'스카이캐슬'은 코믹하지만 서늘하게 질문을 던졌다. 우리 사회, 우리 교육 이대로 괜찮냐고. '스카이캐슬' 스포일러가 어쩌면 다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스포일러는 손가락이다. 스포일러와 실제 결말의 일치성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달'로 모아져야 할 시선을 가려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sje@mkinternet.com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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