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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얼짱 의사 류지원 “‘의사계 김태희’? 카메라발이죠 뭐”

입력 : 
2013-04-18 11:15:30
수정 : 
2013-04-19 11: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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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 눈보라가 몰아치는 이상한 날이었다. 노란 재킷을 입은 여자가 강풍 앞에 위태로운 모습으로 카페 문을 여는 모습이 들어 왔다. 미래아이산부인과 의사 류지원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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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계 김태희’로 불리는 그는 움츠렸던 양팔을 훌훌 털고 나서는 따끈한 캐모마일 차 한 잔을 손에 쥐고 환한 미소로 자리했다. “ ‘의사계 김태희’ ‘얼짱의사’란 수식어는 들을 때마다 찔려요. 제가 카메라발만 좋아요.(웃음)”

“아름다우세요”란 인사말에 민망했는지 서둘러 자기변호(?)에 나서는 그녀. ‘얼짱의사’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는 주인공이지만 미모에 대한 찬사엔 익숙치 않은 모습이었다.

“하루는 저희 병원에 방송 섭외를 하러 작가가 왔어요. 제가 나가게 된 건 순전히 시간이 많아서였어요. 예뻐서가 아니고.(웃음) 방송 출연 후 그렇게 화제가 될 거라 생각 못했는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할 뿐이죠.”

류지원씨는 이후 MBC ‘세바퀴’, TV 조선 ‘부부젤라’ 등 방송사로부터 잇따른 러브콜을 받았다. 출연할 때마다 화제를 모으며 유명세를 치뤘다. 지금은 MBN 예능 프로그램 ‘황금알’ 패널로 출연 중이다. 최근엔 스타일·뷰티 프로그램에서도 연락이 왔다. 그러나 정중하게 사양했다.

“마침 진료시간이 겹치더라구요. 방송은 재밌는 일이지만 거기까지에요. 혹 방송출연을 많이 하면 병원에도 득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과가 특수해 그런지 방문 진료가 늘지도 않았어요.(웃음)”

방송인이기 전에 그는 산부인과 의사다. “고맙습니다”란 환자들의 인사에 행복감을 느끼는, 누군가 돕는 일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은 사실에 자랑스러워하는 평범한 의사다. 본업에 대한 얘기로 화제를 돌리자 그는 자신을 “여유로운 의사”라고 소개했다.

“결혼 3년차인데 남편이 부산에 있어요. 군의관으로 복무 중이어서 주말부부로 살아요. 내년 초 전역해요. 슬슬 2세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얘기엔 역시 전문가다웠다. 고가의 산후조리원에 대해선 “우리나라에 왜 이런 문화가 정착됐는지 모르겠다. 비싼 곳은 2주에 400만원을 호가한다고 하더라. 이건 정말 잘못됐다”고 아쉬워했다.

산부인과엔 이야깃거리가 끊이질 않는다. 아이를 잉태하는 것에서부터 세상 밖으로 인도하기까지 열달 이상의 희로애락이 있기 때문이다.

“산부인과에는 ‘희(喜)’가 있어요. 아이가 비로소 이 세상으로 나올 때의 환희를 저처럼 자주 마주하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출산 이후 다시 만난 산모 분들의 ‘아이가 잘 크고 있답니다’ 말 한마디면 그날 피로가 날아가는 기분이에요. 반면, 간절한 환자들을 만날 때면 심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 난임(難姙)부부를 대할 때 특히 그래요. 이틀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으며 (아이 갖기 위해) 노력하는 걸 보면 안타깝죠. 이런 분들을 돕는 일이 평생의 제 업인 것 같아요.”

요즘 산부인과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고 한다. 아들을 낳아야한다고 며느리를 잡는 시부모도 없고, 혼전 커플들도 스스럼없이 진료실을 찾는다. 쉬쉬했던 성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요즘엔 아들보다 딸을 많이 원하는 추세에요. 특히 첫 애로 딸을 원하는 부모들이 많아요. 저 역시 딸을 낳고 싶어요.(웃음) 얼른 엄마가 돼서 공감 능력까지 완벽히 장전한 산모들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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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N ‘황금알’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염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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