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서 주둥이 물감 칠하자”고 했던 케어 박소연 대표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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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1.14. 오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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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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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동물 안락사’ 파문의 중심에 선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 대표는 2015~2018년 구조동물 약 250마리를 비밀리에 안락사하도록 지시해 직원들의 사퇴 요구를 받고 있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다.

◇앞에선 “동물은 물건 아니다”, 뒤에선 안락사

케어는 2017년 5월 24일 동물을 물건으로 해석하는 민법 제98조가 개정돼야 한다는 취지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냈다. 2015년 2월 광주에서 이웃집 남성의 폭행으로 숨진 ‘해탈이’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박 대표는 “물건을 생명이 있는 동물과 그밖에 다른 물건으로 구분하지 않아 동물을 물건 취급하도록 하는 민법 제98조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현행법이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탓에 반려견들이 누군가로부터 피해를 입었을 때 적절한 배상을 받기 어렵고, 반려견들이 죽었을 때 처우 역시 반려인들의 감정과 배치된다는 취지였다. 박 대표는 해당 조항이 동물의 법적 지위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도 제기했다.

하지만 최근 제기된 폭로에 따르면 박 대표는 겉으로는 동물권 보호를 외치면서도 뒤에서는 케어 직원들도 모르게 은밀히 안락사를 지시했다. 동물관리국장으로 일했던 A씨의 폭로에 따르면 2015~2018년 안락사시킨 동물이 250마리가 넘는다.



◇숫자 맞추려고…“개 사서 물감 칠하자”

박 대표가 2016년 9월 충남 서산에서 구조한 투견들을 안락사시키면서 이를 위장하기 위해 비슷한 개들을 데려오자고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시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추적 60분’은 경찰이 투견장에서 압수한 투견 16마리 가운데 8마리가 미국에 입양됐다고 방송했는데, 사실은 케어가 인계받은 투견이 12마리였고 이 중 6마리가 안락사됐다는 것이다. 미국에 입양된 개는 한 마리도 없었으며, 이는 안락사를 숨기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KBS 제작진이 투견의 끔찍한 실태 관련 촬영을 이어가자 다급해진 박 대표는 ‘숫자를 채워넣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A씨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때 그냥 ‘솔직하게 (안락사시켰다고) 얘기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박 대표가) ‘안락사를 너무 많이 해서 안 된다. 개들 세 마리 정도는 사서 덮자’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박 대표가) 사온 개들 물감으로 주둥이를 검게 칠하자고도 했지만 방송 쪽에서 ‘개 사서 이렇게 넣을 거냐’ 문자를 보내 그건 못했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박 대표가 안락사를 지시하면서 “개농장에서 데려온 아이들은 사실 그냥 안락사 시키려고 데려온 거라 아프고 이러면 다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박 대표의 ‘안락사 파문’이 확산되면서 동물보호단체들은 조만간 박 대표를 상습사기 및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케어 직원들은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정당한 안락사였다며 사태가 해결되기 전에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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