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논란’으로 추락한 ‘구조의 여왕’ 케어 박소연 대표

입력
수정2019.01.14. 오전 10:35
기사원문
이선명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47)는 스타 동물권 운동가이자 케어를 국내 대표 동물권 단체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박소연 대표는 본래 뮤지컬 배우와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외래 교수로 활동하다 2000년경 동물권에 관심을 갖고 뛰어들었다. 동물학대방지연합에서 활동하다 2002년 동물사랑실천협회를 설립했고 해당 단체는 케어의 전신이 됐다.

케어 박소연 대표. 경향신문 자료 사진

이때부터 박소연 대표는 언론에 꾸준히 등장했다. 퍼포먼스에서 토론, 인터뷰 등 다양한 형태로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 시켰다.

2007년 7월 개고기 찬반을 두고 진중권 대표와 벌인 EBS 토론 프로그램에서 개 식용을 남성적 우월주의와 연결시켜 일부 누리꾼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박소연 대표는 개 식용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왔다. 성남 모란 시장과 광화문 광장에서 꾸준히 퍼포먼스를 펼쳤고 육견 단체와의 마찰을 피하지 않았다.

박소연 대표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계기는 구조 활동 때문이었다. 개 농장에서 헌신적으로 구조 활동을 펼쳐왔고 박소연 대표는 항상 언론 카메라 전면에 서 왔다. 케어의 활동이 박소연 대표의 활동이었고 박소연 대표의 활동 역시 곧 케어의 활동이었다.

박소연 대표는 스타 동물권 운동가로 떠올랐고 케어 역시 한해 회원수 2만명, 한해 후원금 20억원 규모의 대표적인 동물권 단체로 성장했다. 흔히 국내 3대 동물권 단체로 케어와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을 꼽는다.

그는 유기견 ‘토리’를 청와대로 입양시키는 성과도 올렸다. 토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퍼스트 도그’가 된 이후 관련 동화와 인형을 제작하는 등 홍보에 남다른 감각도 보였다. 토리가 청와대에 입양되면서 케어는 동물권 단체 중 선도적인 위치를 얻었다. 케어와 박소연 대표는 그 여세를 몰아 꾸준히 개 농장 구조 활동과 개고기 반대 운동, 동물원 가지 않기 운동 등 전방위적인 동물권 운동을 펼쳤다.

동물보호단체 케어 부스 안 유기견이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이러한 상황에서 박소연 대표가 4년간 250마리에 달하는 유기동물을 안락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유기견 보호소 공간 부족이 그 이유였다. 박소연 대표가 직접 사납거나 아픈 개, 임신한 개들을 위주로 안락사를 지시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그간 생명 존중을 외쳐왔던 박소연 대표의 방향성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에 박소연 대표는 “안락사는 불가피했던 선택”이라며 오히려 안락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입법화까지 주장해 논란은 더욱더 가중됐다.

케어 직원 연대는 안락사가 박소연 대표와 일부 관리자들 사이에서 자행됐다며 박소연 대표의 해명과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박소연 대표의 무리한 구조 활동과 독단적인 의사 결정, 강압적인 업무 지시 등을 들며 케어가 박소연 대표의 전유물이 아님을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박소연 대표가 대표적인 동물권 인사였던 만큼 동물권 운동 자체가 위축될 염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소연 대표는 지난해 7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 한 마리라도 고통에서 제외시켜 주는 노력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개 역시 죽여야 한다는 ‘하향적 평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한 종의 동물이라도 고통에서 제외시켜주려고 노력하는 인간의 양심은 절대적 선이지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스포츠경향 인기 무료만화 보기]
[지금 옆사람이 보고있는 뉴스]

©스포츠경향(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