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간헐적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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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기(穀氣)를 끊으면 당장이라도 큰일이 날 듯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단식은 오랫동안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일정 기간 특정 목적을 위해 음식 섭취를 자발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단식이라 한다. 1일 200㎉ 미만으로 섭취 에너지를 제한하면 체내에 축적된 영양과 에너지로 생명을 유지하는 상태가 된다.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면 몸은 스스로 에너지를 얻을 방법을 찾는다. 지방산이나 단백질에서 포도당을 꺼내 쓰는데, 지방이나 단백질을 모두 분해하면 죽음에 이른다.

단식은 정신 각성에도 효과가 있어 수행의 방편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종교적인 신념과 수련을 이유로 단식이 종종 이뤄졌다. 기독교에서는 금식기도가 보편화하였고, 이슬람에서는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단식하는 라마단을 지켜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투쟁의 한 방편으로 단식을 활용해 왔다. 가깝기로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바 있다.

보통은 미용과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 단식을 하고는 한다. 몇 해 전부터 다이어트의 한 방편으로 주목받는 게 ‘간헐적 단식’이다. 시간 간격을 두고 되풀이하여 들어가는 단식이라 할 수 있다. ‘하루 세끼’라는 고정관념에 도전해 ‘끼니 반란’을 유도한다는 전략이 그 속에 숨어 있다. 구체적으로 시간제한 식사법인 ‘16:8’과 ‘5:2’ 방법이 있는데, 전자는 하루 24시간 중 16시간은 공복을 유지하고 나머지 8시간 안에 식사하는 것이고, 후자는 일주일에 5일은 정상적인 식사, 2일은 24시간 단식을 하는 것을 뜻한다.

13일 밤 전파를 탄 ‘SBS 스페셜’의 ‘2019 끼니 반란 1부-간헐적 단식 2.0’ 이 7.4% 시청률을 기록한 가운데 실시간 검색어도 상위에 링크돼 이튿날까지 방송의 여진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일정 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체중 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게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면서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이들의 이목이 간헐적 단식에 집중된 셈이다. 하지만 어지럼증이나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었다고 하니 시간을 두고 간헐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하다.

임성원 논설위원 fores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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