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디데스 함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 미중 무역전쟁,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부상하는 아테네의 위협이 스파르타의 위기의식을 자극시켜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일으키게 된 것처럼 “성장하는 신흥국은 기존의 패권국과 반드시 충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가리켜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패러다임은 오늘날의 미중 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의 미중 무역 갈등은 성장하는 신흥 세력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간의 세력 다툼이라고 할 수 있다.
강대국 간의 무역 갈등이 이렇게 노골화된 것은 GATT/WTO 체제의 자유무역주의가 확산된 이래 거의 드문 일이다. 2019년 세계경제는 미중 간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이 책은 미중 무역 갈등이 왜 생겨났으며 또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세밀하게 전망한다. 그동안 오바마가 글로벌 통상 질서 속에서 다자주의로 중국에 대응하는 카드를 선택했다면, 트럼프는 안보 논리까지 더해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 정책을 강하게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에 대한 미국 러스트 벨트의 분노와 두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중간선거 이후에도 한동안이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 무역 분쟁이 WTO 통상 질서를 강화하게 될지, 또는 WTO 체제를 뒤흔드는 거대한 변화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제2의 플라자 합의 같은 정치적 타협이 이루어지게 될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미국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와 미국의 정치 흐름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는 요동치는 G2의 의존도를 낮추고 대외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거시건전성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반도 평화 시대의 개막, 남북이 함께 나아가다
- 북한의 개혁개방 어디까지 가능할까?
미중 무역전쟁과 더불어 2019년 한국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는 북한의 개방화다. 2018년 초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남북 관계가 완연한 해빙 무드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을 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면 북한의 핵 포기와 개혁개방 시나리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의 Part 4에서는 북한의 개혁개방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북한경제의 시장이 어디까지 개방될 것이며 이를 위한 선결과제가 무엇인지 다방면에서 점검한다.
특별히 남북 경협안이 어디까지 이루어질지에 초미의 관심이 모인다. 저자는 이에 대해 ① 전력과 에너지 지원, ② 관광, ③ 철도와 가스관 통과료 부과, ④ 철도와 도로 건설, ⑤ 기존 방식으로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확대하는 것, ⑥ 개성공단과 유사한 복수의 특구 단지를 개발해 남한 및 외국과 경협, ⑦ 지역에 제한 없이 외국인 직접 투자, ⑧ 북한 근로자의 남한 내 취업 허용 등 8단계로 나누어 ①~⑤ 단계라면 개혁개방의 의지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며, ⑦, ⑧ 단계라면 개혁개방의 의지가 확실한 것으로 판단했다. 현실적으로는 ⑥의 단계에서 조절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이와 함께 현재 북한 내 경제 환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정은 집권 후 북한경제는 시장경제형 경제 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 북한 내부 시장화는 중국의 1980년대 중반 상황을 넘어섰다고 판단된다. 국영기업에 ‘돈주’라고 불리는 신흥자본가가 투자하기도 하고, 개인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설립되고 있다. 경쟁과 영업, 홍보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에 진정성을 갖는다면 급진적인 시장화 단계에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9 한국경제, 복지와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다
- 문재인 정부는 복지국가 함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국의 복지 수준과 재원 분담 수준은 다른 경제 수준이 비슷한 국가에 비해 낮다고 판단된다. 복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세 부담률과 국가 채무 비율을 살필 필요가 있는데, 이때 대두되는 것이 ‘재정 트릴레마’ 문제다. 재정 트릴레마는 ‘높은 복지 수준-낮은 조세 부담률-낮은 국가 채무 비율’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불가능하며, 이 셋 중 둘을 만족시키면 다른 하나는 희생될 수밖에 없는 모순적 상황을 나타낸다. 가령, 높은 복지 수준을 누리면서 국가 채무 비율을 낮게 유지하려면 대폭의 조세 부담률의 상승이 불가피한데 이는 스웨덴식 정책이며, 낮은 조세 부담률을 유지하면서 높은 복지 수준을 누리려면 국가 채무가 높은 일본과 같은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은 ‘낮은 조세 부담률-낮은 국가 채무 비율’ 등 재정 건전성은 유지했지만 복지 수준은 OECD에서 가장 낮다. 따라서 앞으로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조세 부담률과 국가 채무 비중 사이에서 어느 쪽을 희생해야 할지 기로에 있다. 여기서 원화가 국제 결제 통화가 아니고 외환위기 가능성을 고려하면 일본식 국가 채무 증대형은 피해야 할 선택으로 보이며, 스웨덴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견해다.
한국경제의 또 하나의 화두로 소득주도 성장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3년 내에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공약은 후퇴했으나, 2018년 1월부터 적용된 시간당 7,530원의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6.4%나 오른 수치였으며, 2019년에도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하여 급속한 임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 그런데 이로 인한 부작용이 올해만 해도 즉각적 그리고 예상보다 크게 뒤따랐다.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생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실업자 증가와 신규 취업률 하락 문제도 여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하지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단지 피고용인의 임금주도 성장을 넘어 자영업자의 소득을 포함한 전체 근로 소득의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아직까지 온전히 정책적으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정책의 방향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
- 경제를 넘어 1년 후 한국의 흐름을 읽다
이 밖에도 『2019 한국경제 대전망』에는 다양한 국내외 경제 분석들이 넘쳐난다.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의 통화 정책의 변화와 영국과 유럽연합의 관계 및 브렉시트 전개 방법(Part 1), 한국의 부동산 정책 문제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Part 5),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통한 혁신에 대한 고찰이나 Taas 시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한 담론(Part 6), 중국의 유니콘 기업, 급성장하는 중국 브랜드 샤오미의 분석과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새로운 무역 파트너에 관한 이야기(Part 7) 등 2019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34명의 석학들이 의견을 개진한다. 단순히 새로운 해의 전망을 넘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와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핀다.
다양한 시각과 주제로 접근한 한 편 한 편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국내외 경제의 흐름과 방향성을 짚어볼 수 있으며, 이 변화 과정을 새로운 기회의 창으로 삼을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