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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파리, 브렉시트 `어부지리`

안정훈 기자
입력 : 
2018-10-01 17:43:58
수정 : 
2018-10-01 17: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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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인건비·세제 매력에
블랙록·JP모건 등 이전 계획
런던 제치고 금융허브 급부상
프랑스 수도 파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런던을 대신할 '신금융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재 파리로 유럽 사업의 중심을 옮기겠다고 발표한 글로벌 금융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이 대표적이다. HSBC·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은 파리지사의 추가 채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블랙록과 JP모건체이스가 파리로 향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JP모건 내부에선 이미 파리를 매우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으며 파리 내 사업체 규모에 대한 공식적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랙록은 파리에 유럽 본사를 두는 안을 검토 중이며 이 계획이 실현되면 블랙록의 파리 인력은 1년 뒤 200∼300명으로 6배 늘어날 전망이다. 블랙록은 파리가 유럽과 아시아에서 헤지펀드와 부동산, 원자재 등 대안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새로운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밖에 크고 작은 70개 자산운용사도 파리에서 사업할 수 있는 허가를 취득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너도나도 브렉시트를 하려는 이유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상대로 자유롭게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패스포트' 권리 때문이다. 영국이 브렉시트 탈퇴 이후 이 권한을 유지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퍼지며 파리를 포함해 아일랜드 더블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이 포스트 브렉시트 금융허브 대안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까지는 더블린과 프랑크푸르트가 자회사 등록이 용이하다는 점을 앞세워 앞서나갔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보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파리가 최종 승기를 굳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뒤 현재 파리 금융허브화의 책임자로 활동 중인 크리스티앙 누아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당선되며 기업 친화적인 세금·노동 정책을 다시 도입한 것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 유동성과 파생상품의 전문적 거래라는 측면에서 대부분의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파리에 업무를 집중하는 게 이득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누아예는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거래 업무를 EU 내 1곳에 집중시키려 할 것"이라며 "파리가 유럽 대륙의 큰 거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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