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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브렉시트 협상 결렬 `최악` 대비하는 英정부

김덕식 기자
입력 : 
2018-08-20 17:39:28
수정 : 
2018-08-20 19: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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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브렉시트 발생해도 영국내 EU주민 거주권 보호…23일 가이드라인 첫 공개
영국 정부가 '노딜(no 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상황을 대비한 문건을 처음으로 발간한다. 영국 정부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을 준비하기 위한 안내서를 오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BBC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이번 안내 문서에는 노딜 브렉시트로 결론 날 경우 공공기관과 기업체, 시민이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담길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협상 결과가 어떻게 되든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분별 있고 균형 잡힌 상식적인 접근"이라며 "협상 결렬 가능성으로 인해 소비자와 기업들이 피해를 입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8월 말부터 9월 사이에 노딜 브렉시트 관련 권고를 70개가량 발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권고안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발생하면 EU 측과 별도 협의 없이도 영국 내에 있는 기존 EU 회원국 주민들의 거주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 담당 장관은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결과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랍 장관은 23일 노딜 브렉시트 권고 공개일에 맞춰 의회에서 정부의 협상 결렬 시 계획에 관해 연설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와 EU는 내년 3월을 브렉시트 시한으로 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를 주장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세력과 EU와 완전한 결별을 주장하는 '하드 브렉시트' 세력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을 세우고 EU 회원국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해진 시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영국은 협상 결렬을 의미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이 된다. 이렇게 되면 이민, 무역 등에 관한 아무 대책 없이 영국이 EU 밖으로 내몰릴 것이란 우려가 높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영국 경제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도가 올해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영국 관리자협회(Institute of Directors·IoD)가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 영국 경영인 750명에게 향후 1년간 경제 전망에 대해 설문한 결과 신뢰도가 -16%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달 -11%보다 더 낮은 수치다. 테이 파리크 IoD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텔레그래프에 "기업들 사이에서 브렉시트에 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올해 들어 달러 대비 5.6% 빠진 상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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