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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에 시달리며 거의 밤새다 문득 바람을 맞고 싶어
병원 테라스로 나가 아무렇게나 주저앉았습니다.
담배 한 대 물고 물끄러미 7년을 부대끼며 살아온
회기동을 지켜보니 별의별 생각이 다 나더군요.
아. 저 골목 어딘가에 쓰러져 잔 적이 있지.
어. 저쯤에 토한 기억이 있는데.
음. 저기서 사고나 죽을뻔 했었잖아.
흐. 저 집 오뎅 맛있었는데.
제법 야경이 그럴듯 하더군요.
화려함과는 아예 거리가 멀지만.
이젠 회기동도 나름대로 고향같습니다.
그렇게 떠나고 싶었는데.
쌓여버린 추억이 아까워서라도.
평생 잊기 힘든 곳이 되었습니다.
뭐. 언젠가는 분명히 떠나겠지만.
아직까진 여기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