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치유하는 '전쟁의 상흔-분단의 역사' D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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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1.03. 오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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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신년기획]시집 '삶-DMZ 해원가', 소설 'DMZ', 영화 '…JSA' '…더 벙커', 연극 '워킹 홀리데이']


DMZ(비무장지대)는 오래전부터 문학의 소재로 활용돼왔다. 남한의 최북단이라는 물리적으로 먼 거리감에도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많은 문인과 예술가가 DMZ를 시와 소설, 영화와 연극의 소재로 삼은 영향이 크다. 우리 민족의 '한'인 분단의 아픔을 담은 DMZ는 현재도 꾸준히 예술로 승화되면서 '평화'의 상징으로 일상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최근 홍찬선 시인이 내놓은 시집 '삶-DMZ 解寃歌(해원가)'는 지난해 통일에 대한 희망이 무르익은 시점에 출간돼 주목을 끌었다. 홍 시인은 언론계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몸소 느낀 평화의 바람을 서사시로 풀어냈다. 단순히 감상적으로 평화와 통일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분단의 아픔과 냉엄한 안보 현실을 객관적이고 입체적으로 소개했다.

저자는 "분단 장기화로 민족 동질성이 희박해지고 경제, 문화, 역사 등에서도 부정적 측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DMZ의 멍에를 벗어던져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혔으면 하는 생각에서 쓰게 됐다"고 집필 계기를 밝혔다. 이어 "이젠 없어져야 할 MDL(군사분계선)이나 DMZ 같은 것은 없도록 하고, 있어야 할 평화정착과 통일 같은 것은 있도록 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1997년 출간된 박상연 작가의 소설 'DMZ'는 판문점 북쪽에서 벌어진 남한 병사에 의한 북한 병사 총기난사사건을 다뤘다. 수사과정을 추리기법으로 전개해 나가면서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회한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아버지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던 주인공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총격사건에 연루된 남북한 병사들의 모습을 보며 젊은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게 되고 이들 모두 분단된 조국의 희생자임을 이해하게 된다.

영화 '공동 경비구역 JSA'와 'PMC: 더벙커' 포스터. /사진 제공=각 배급사

이 소설은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라는 이름의 영화로 재탄생했다. 개봉 당시 9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583만명 관객 동원,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도빌 아시아 영화제 작품상, 청룡영화제 작품상 등 수많은 국내외 영화제의 초청 및 수상을 이어가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지난해 11월22일 남북 공동유해발굴이 이뤄지고 있는 철원 '화살머리고지' DMZ에서 남북한군 전술도로가 처음 연결되며 영화 속 한 장면처럼 MDL에서 상봉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분단이라는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우정을 나누는 남북한 병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남북 화해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다시 회자됐다.

지난해 12월26일 개봉한 영화 'PMC: 더 벙커'는 DMZ 지하 30m에 만들어진 벙커를 배경으로 삼았다. 남북을 둘러싼 한국과 북한,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서 벌어질 법한 권모술수의 추악한 뒷이야기를 담았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지 않은 허구의 공간으로 DMZ라는 상징적 장소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연극 '워킹 홀리데이'의 한 장면. /사진=뉴스1

2017년 무대에 오른 연극 '워킹 홀리데이'는 연출가와 배우들이 비무장지대 300㎞를 걸으며 체험한 분단의 현실을 담아냈다. 걷는 행위로 DMZ가 가진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연극으로 장난감 총으로 사격훈련을 하는 것부터 철조망, 군인, 실제 장소들을 축소한 미니어처를 활용해 도보여행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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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정 기자 hhj26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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