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을 배우는 건 하나님께 응답하는 ‘영적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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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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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신학/폴 스티븐스 지음·박일귀 옮김/CUP
사진=픽사베이


나이가 드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를 찾으시는 하나님께 응답하는 ‘영적 여정’이다. ‘일터 신학’의 선구자인 폴 스티븐스는 ‘영적 여정’을 이렇게 정의한다.

“영성은 인생에서 우리를 바라시는 하나님과 닮는 것이 아니라 영적 노력을 통해 하나님 나라로 나아가는 것이다.…우리는 노력으로 하나님께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영성의 본질은 하나님께서 무한한 시공을 가로질러 우리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문을 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영성 훈련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를 찾으시는 하나님께 응답하는 훈련이다.”(96~97쪽)

저자는 나이듦은 은퇴의 경험을 재구성하는 기회이며,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성숙의 과정이라며 은퇴 이후의 삶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소명의 재발견으로 인생 후반기를 의미있게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은퇴한다고 해서 인생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던 소명이 끝나는 건 아니다. 은퇴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성장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은퇴는 소명을 재평가하는데 중요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들의 의미가 변한다. 아침에 중요했던 것이 오후에는 보잘것없어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보수를 받는 일은 그만두더라도 인생의 소명은 계속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소명을 받으면 목사가 되거나 선교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소명을 직업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명은 ‘부르심’ 그 자체로 우리 삶의 이유이며, 방향이다. 저자는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소명을 주셨고 그것은 꼭 직업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폴 스티븐스 교수.


“세속적인 일을 버리고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문제가 된다.… 우리는 세상의 무수히 많은 직업 안에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지속적으로 창조하고 유지하고 변화시키고 완성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50쪽)

우리는 하나님께 속하라는 소명, 의롭게 살라는 소명, 교회와 세상에서 하나님의 일을 하고 하나님의 섬김에 동참하라는 소명을 받았다. 이는 세속적인 일을 버리고 하나님의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많은 직업 안에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

저자는 기독교적 상상력으로 일상의 영역을 아우르기 위해 평생 글을 써왔다. 그는 이 책을 78세에 집필했으며, 81세가 된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저작은 약 80권의 참고문헌과 300여개의 각주를 바탕으로 견고하게 쓰여졌다. 1부에서는 소명이라는 측면에서 나이듦의 문제에 접근하며, 은퇴를 긍정적인 경험으로 재구성하게 한다. 남은 생애를 위한 소명을 발견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2부에서는 나이듦의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영적 훈련이나 영적 여정이 됨을 확인하고, 나이듦의 미덕과 악덕을 통해 나이듦에 관한 건강한 안목을 갖게 한다. 3부에서는 유언장 작성하기, 인생 후반기 검토하기, 죽음과 사후의 삶 준비하기 등 실제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저자는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성경을 인용하지만 타 종교에 속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책을 썼다. 나이듦의 과정을 영적인 여정으로 볼 수 있도록 돕고 삶의 목적과 의미인 ‘소명’을 발견하도록 인도한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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