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가 신었다" 강남에서 불티나게 팔린 명품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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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6.05. 오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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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뷔가 신은 구찌 스니커즈가 인기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구찌 공식 홈페이지

#직장인 이모씨(30)는 최근 구찌 스니커즈를 구입했다. 많은 여성이 선호하는 명품백에도 관심이 없던 그가 명품 운동화를 산 이유는 오직 하나. 방탄소년단(BTS) 뷔가 신었다는 이유에서다. 뷔의 운동화를 함께 신으면 커플 아이템을 착용한 느낌을 받는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구찌 운동화는 가격이 비싼 만큼 희소성이 있는 아이템"이라며 "다른 팬들도 쉽게 살 수 있는 아이돌 굿즈(아이돌 파생상품)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돌 팬들은 이미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불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돌 굿즈시장 규모는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미지를 갖기 위해 관련 제품을 소비한다. 이러한 소비현상은 이른바 '팬심'의 지표로 작용하기도 한다. 타인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보다 진정한 팬임을 소비로써 증명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이돌 팬의 소비력이 명품업계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아이돌이 광고하는 상품이나 소속사에서 제작한 제품에 소비가 집중됐다면 이제 팬들은 아이돌이 착용하는 명품을 구입한다. 아이돌이 개인 소장한 상품은 더욱 인기다.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지드래곤이 착용한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스피드 트레이너, 트리플S 신발 등은 지난해 '품절대란'이 일기도 했다. 아이돌의 명품사랑이 팬들의 명품열풍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인간 샤넬' 블랙핑크 제니가 2018 샤넬 뷰티의 뮤즈로 선정됐다. 사진은 샤넬 S/S 메이크업 컬렉션 화보. /사진=하퍼스 바자

최근 들어 팬들이 명품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아이돌이 명품과 가까워지면서다. 요즘 아이돌은 무대 의상이나 사복 패션으로 명품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아이돌의 무대 의상은 '제2의 런웨이'라고 불린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이돌의 무대의상은 담당 스타일리스트 등에 의해 직접 제작된 것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은 명품 의류를 착용하고 무대에 등장한다. 

방탄소년단은 무대에서 구찌 브랜드를 자주 착용한다. 지난달 21일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s)'에서는 멤버 전원이 구찌 제품을 착용해 의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멤버 뷔는 구찌 제품을 찰떡같이 소화한다는 뜻에서 '인간구찌'라는 별명도 붙었다. 앞서 연급한 구찌 운동화의 경우 판매가격이 98만원으로 고가이지만 강남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다가 뷔가 신고 빌보드 시상식에 등장하면서 더욱 많이 판매되고 있다.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는 샤넬 브랜드를 잘 소화해 '인간 샤넬'로 불리다가 올해 샤넬 뷰티의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에서도 이에 호응한다. 최고급화를 추구하는 명품 브랜드들은 그간 톱배우들에게만 협찬을 허락해왔다. 그러나 최근 케이팝의 인기가 급성장하고 아이돌의 위상이 달라지면서 명품이 아이돌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이로 인해 명품브랜드에 대한 아이돌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패션홍보대행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명품브랜드 협찬이 톱배우에게만 집중됐다. 명품브랜드는 대부분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하기 때문에 아이돌의 명품착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명품브랜드가 아이돌에게 협찬을 늘리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이 입은 명품브랜드는 언제나 '완판'된다"며 "아이돌들은 개인 SNS를 통해서도 브랜드를 알리는 등 제품 노출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브랜드에서도 아이돌 협찬에 적극적이다"고 설명했다. 


김경은 기자 silv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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