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지만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뉴트로’가 대세다. 2030세대에게 경험할 수 없는 옛것이 트렌드가 된 것. 제주는 끊임없이 성장했지만 동시에 옛날의 추억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뉴트로족에게 제주는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옛것의 새로움이 가득한 여행지일 터. 이에 제주관광공사가 뉴트로 향기가 진하게 묻은 제주도의 10곳을 선정했다.

# 설날을 흥겹게 맞는 법, 제주민속촌&제주목 관아 ‘설맞이 민속행사’

설 연휴, 표선면의 제주민속촌에서는 설 연휴를 민속 행사로 채운다. 관아 행사장에서 윷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즐기고 가오리연, 대나무 바람개비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 풍물패의 신명나는 리듬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지름떡, 달고나 만들기 등 입을 즐겁게 할 체험도 준비돼 있다. 한복을 입고 가면 50% 가격에 입장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설을 맞아 제주목 관아는 놀이마당으로 변신한다. 굴렁쇠, 투호, 널뛰기 등 민속놀이를 자유롭게 체험하도록 도구를 비치할 예정이다.

# 감성 온기로 다시 채워진 어린 시절, 제주 폐교의 변신

제주에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북적거려야 할 학교가 잠들어있다. 제주의 색을 더하고 넓은 공간을 활용해 카페와 갤러리 등으로 변신을 꾀한 제주의 폐교들. 한림읍에 위치한 명월국민학교는 최대한 옛날 학교의 모습을 살려 카페와 소품샵으로 단장했다. 넓은 운동장이 있어 애견 동반이 가능하고 아이들도 뛰어놀기 좋다.

학교 주변을 산책 삼아 걷다 보면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표선면의 자연사랑미술관은 가시리초등학교를 활용한 사진갤러리다. 사진가 서재철의 작품을 통해 제주의 사계절을 언제든 감상할 수 있고 학교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로 폐교의 역사까지 품어내 의미가 깊다.

# 흑과 백이 빚어낸 추억 한 조각, 흑백사진관 

빛나는 인생의 한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우리는 사진을 남긴다. 선명한 색감의 사진을 스마트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요즘 잊히던 흑백사진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동문시장에 위치한 ‘선우스타일’은 인물과 표정에 집중한 단정하고 깨끗한 흑백사진 스타일이 특징. ‘곱은달사진관’과 ‘보통청춘기록실 청춘사진관’에서는 각 사진관의 개성이 듬뿍 담긴 제주스러운 배경 앞에서 흑백사진을 남길 수 있다. 세 곳 모두 예약제로 진행되니 사전 연락이 필수.

# 응답하라, 타임슬립 제주 ‘선녀와 나무꾼’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를 느끼고픈 열망과 지나온 세월에 대한 향수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먼 옛날부터 근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제주는 레트로를 경험하기에 최고의 공간일 터.

복고 테마파크 '선녀와 나무꾼'은 20~30년 전 동네와 학교 그리고 제주의 전통마을을 구현해 관광객을 과거로 데려간다. 곳곳에 포토존이 마련돼 있고 대부분 실내 전시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추위를 피하면서 즐기기에 좋다. 개장시간은 오전 8시 반부터 일몰시까지. 

# 아득한 계단 너머 천국으로 닿는 곳, 영주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느끼는 작은 천국이야말로 고된 생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된다. 서귀포시 표선에 자리한 영주산에서도 천국을 만날 수 있다. ‘신선이 살았던 산’이라는 뜻의 영주산은 해발 326m의 기생화산이다. 생각보다 경사가 있어 숨이 가빠오지만 산 중턱에 다다르면 동쪽 제주의 풍광이 펼쳐진다. 3분의 2 정도 올랐을 때 영주산의 하이라이트, 천국의 계단이 시작된다. 포기하고 싶을 때쯤 도착하는 정상에서 맛보는 천국은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 재탄생한 제주의 시공간, '대정현역사자료전시관&반석탕'

길고 깊은 세월의 흔적이 묻은 건물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공간. 원래는 제주민의 일상 속에 숨 쉬던 건물이었으나 이제는 잊히는 두 건물이 마을의 역사와 제주만의 감성으로 채워져 다시 태어났다. 남제주 구 대정면사무소를 활용한 ‘대정현 역사자료 전시관’은 대정현의 역사와 현재를 기록하고 미래를 꿈꾸는 전시로 꾸며졌다.

40여 년간 남성마을주민의 피로를 풀어준 대중목욕탕 ‘반석탕’은 젊은 문화기획자의 손길을 거쳐 반석탕과 남성마을의 역사를 감각적으로 풀어낸 문화공간이 됐다. ‘대정현 역사자료 전시관’은 월요일 휴무를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시 운영하고 ‘반석탕’은 현재 진행 중인 전시의 경우 2월6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 12폭 병풍화보다 아름다운 섬마을, 비양도

협재 앞바다에서 손 뻗으면 닿을만한 거리에 자리한 비양도. 조용한 어촌마을이지만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병풍화 못지않은 유려한 풍경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해안가에 둘러진 길을 따라가면 새들의 안식처가 되는 코끼리 바위와 영험하다는 애기 업은 돌을 만난다.

섬의 뒤편 우리나라 유일의 염습지인 팔랑못을 보다보면 저절로 평온해진다. 마지막으로 비양봉에 올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협재해변과 한라산을 감상해보자. 제주 속의 섬을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이 아름다운 섬마을은 ‘한림항도선대합실’에서 약 20여분이면 도착한다.

# 눈과 입으로 즐기는 뉴트로, 제주 빈티지 식당

허름한 외관과는 정반대의 트렌디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제주의 옛날 가게의 외관을 그대로 살린 빈티지 식당이다. 눈으로는 제주의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고 입으로는 스타일리쉬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제주 곳곳에서 빈티지 식당이 성업 중인데 소바만 판매하는 ‘오로라식품’은 제주침시술소 간판을, 함박스테이크가 유명한 ‘부자식당’은 같은 이름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수제버거 전문 ‘양가형제’는 청수리 평화동 회관을 리모델링했다.

# 봄을 깨우는 꽃망울, 매화축제

겨울과 봄 사이 제주에 봄을 알리는 홍매화와 백매화의 매력은 2월에서 3월초에 절정을 이룬다. 서귀포에 있는 예래생태체험관과 걸매생태공원에서 만개한 매화를 만날 수 있다. 산책길 양옆으로 피어난 꽃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찾아와 관광객들을 반긴다. 예래생태체험관과 걸매생태공원은 입장료를 받지 않아 부담 없이 제주 매화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겨울 보양간식, 꿩엿

먹을 것이 부족했던 옛 제주에서 꿩은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귀한 식재료였다. 꿩엿은 전통적인 조청을 만드는 방법과 같은데 조청을 만들어 삶은 꿩고기를 넣으면 완성된다. 조청의 달달한 맛과 입안에서 씹히는 쫄깃한 꿩고기의 식감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이 입안에 번진다.

겨울철 기력을 보하고 감기 예방에 좋다는 꿩엿.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의 보양식으로도 추천한다. 꿩엿을 제조하는 공장이나 마을에서 꿩엿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꿩엿도 판매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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