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막히는 데 어딜가? 전철 기차 타고 연휴 즐길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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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와 접촉이 없어 소음과 진동이 적은 인천 영종도 자기부상열차. 한국관광공사 제공


설 연휴 여행에는 교통체증이 문제다. 하지만 전철이나 열차를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에 기대 이상의 근사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

공항철도·전철 타고 인천으로…

인천은 서해를 끼고 있는 데다 서울에서 가까워 훌쩍 바닷바람을 쐬러 가기에 좋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무의도와 장봉도 여행은 한결 편하다. 서울역에서 인천공항1터미널역까지 빠르면 43분 만에 도착한다. 무의도는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열차로 가는 게 편리하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1터미널역 교통센터 2층에서 용유역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용유역에서 20분쯤 걸어가면 잠진도선착장이다. 무의도 큰무리선착장까지 배를 타는 시간은 채 10분이 되지 않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최고다.

장봉도로 가기 위해서는 일반열차를 타고 운서역에서 내려 삼목선착장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한다.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일정이 여유롭다.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신도를 거쳐 40분가량 들어가면 장봉도에 이른다.

전철 1호선을 이용하면 인천역에 닿는다. 1925년에 지은 역사는 현재까지 그 모습을 이어온다. 인천역 건너편 차이나타운과 인천아트플랫폼을 지나 개항장거리를 만난다. 개항장거리의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인천기념물 51호)을 중심으로 거리 양쪽에 중국식 건물과 일본식 목조건물이 늘어섰다.

북한땅에 더 가까이 ‘DMZ 트레인’

인천 소무의도 인도교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6·25전쟁 정전협정으로 설정된 비무장지대(DMZ)는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이지만, 관광열차 DMZ 트레인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다. 서울에서 불과 두 시간 만에 북녘 땅을 코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 투어는 수~일요일 오전 10시8분 용산역에서 출발해 민간인통제구역과 DMZ를 둘러보고, 오후 5시54분 용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신분증 지참이 필수다.

임진강역에 도착하면 모두 내려 신원 확인과 인원 파악을 한 뒤 탑승한다. 약 5분 뒤 도라산역에 닿는다. 기차는 6·25전쟁 때 파괴된 옛 경의선 철교 대신 옆에 건설된 새 철교를 건넌다. 차창 밖으로 교각만 남은 옛 경의선 철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라산역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도라산평화공원, 통일촌, 도라전망대, 제3땅굴을 차례로 돌아본다. 도라전망대에서는 북한의 개성시, 송악산, 개성공단, 김일성동상, 기정동 마을이 육안으로 선명히 보인다.

동해선·지하철 타고 떠나는 부산 여행

동해선은 부전에서 일광까지 운행하는 복선전철이다. 복잡한 부산 도심을 벗어나 일광역에 도착하는 데 40분이면 족하다. 일광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일광해수욕장이고, 기장역에서 버스를 타면 바다와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다운 드라마 촬영지인 죽성드림성당과 대변항에 닿는다. 부산을 남북으로 잇는 지하철 1호선을 타면 부산의 중심부는 물론 다양한 여행지에 닿는다. 동래역과 온천장역 인근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성인 금정산성,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전투가 펼쳐진 동래읍성, 가야시대의 유물을 전시한 복천박물관 등이 있다.

핫플레이스·문화예술 투어 광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쪽 땅을 살펴보는 관광객. 한국관광공사 제공


KTX 광주송정역 지척에 지하철 광주송정역이 위치해 있다. 인근에 광주 핫플레이스 가운데 하나인 1913송정역시장이 자리한다. 문화예술에 관심 있다면 국내 유일하게 상영관이 하나인 광주극장과 아시아 복합 문화예술공간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찾는다. 금남로4가역은 광주극장과 가깝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전당역에서 바로 통한다. 광주 여행 명소 양림동역사문화마을에 가려면 남광주역을 이용한다. 양림동은 100여년 전 세워진 근대건축물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진 멋을 자랑한다. 작은 미술관과 양림동의 숨은 재미인 펭귄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김대중컨벤션센터역은 독특하게 인권 테마 역사로 꾸며졌으며, 김대중컨벤션센터 맞은편에 5·18민주화운동을 체험하는 5·18자유공원이 자리한다.

역사·문화 한 줄로 엮는 대전 지하철

지하철에 오르면 대전의 어제와 오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여행지가 하나로 연결된다. 도시의 탄생과 맥을 같이하는 중앙시장, 근대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대흥동과 은행동 거리, 최근 영화 ‘변호인’ 촬영지로 주목받는 옛 충남도청사가 지하철역과 나란히 있다.

대전의 문화예술을 만나는 공간은 정부청사역과 연결된다. 이응노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 역에서 지척이다. 시청역에서 대전의 별미 뜨끈한 칼국수로 배를 채우고 유성온천역을 찾아서는 온천욕에 여독을 풀 수 있다. 인근 족욕 체험장을 찾아도 좋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다리쉼을 하기에 그만이다. 현충원역에서는 벽화거리 새마을동네가 가깝다.

자연을 상영하는 정선아리랑열차

걸어서 또는 자동차로 보지 못할 비경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네모난 창문이 아름다운 자연을 상영하는 스크린이다. 때론 터널을 지나고, 해변을 스치고, 협곡을 통과하고, 간이역에 정차하는 동안 지루함을 느낄 여지가 없다. 사랑하는 이와 어깨를 맞대고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차 여행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공감하기 좋다. 정동진에서 출발해 동해, 삼척까지 이어지는 바다열차는 푸른 바다에 온몸을 물들이게 한다. 강릉 원도심인 명주동 골목을 산책하고, 경포아쿠아리움에서 바다 생물을 만나보자.

내부 곳곳에 빛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이응노미술관. 한국관광공사 제공


뾰족한 산봉우리 사이를 구불구불 달리는 정선아리랑열차는 산골의 고즈넉한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오일장의 활기가 넘치는 정선아리랑시장과 아리랑에 대한 모든 것을 전시한 아리랑박물관을 차례로 둘러보면 좋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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