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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몰아보기] 전연주의 ‘아홉수 소년’, 류희성의 ‘베터 콜 사울’, 이다혜의 ‘신조협려’

아이즈 ize 글 전연주, 류희성, 이다혜

아홉수 소년 (VOD)
올해로 나는 세 번째 아홉수를 맞았다. 인생의 길흉화복이 숫자 하나로 정해지겠냐마는, 그럼에도 해가 넘어가는 순간의 찝찝함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또 봤다. 타칭 미신 마니아인 내가 불안할 때마다 찾는 그것.
“올해 제 운세가 어떤가요? 역시 아홉수라 힘들려나요?”

“네 명 모두 아홉수네요. 아홉수 중에서도 입삼재가 들었어요.”
tvN ‘아홉수 소년’은 마치 나를 보는 듯한 기시감으로 시작한다. 아홉,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한 집에 살면서 한꺼번에 아홉수가 들어버린 네 남자의 일상은 ‘보살님’의 말처럼 무엇 하나 순탄치 않다. 예민한 장 때문에 유도 시합 중 큰일(?)을 내 버린다거나, 팬티 바람으로 십 년 만에 옛 연인과 마주친다든가 하는 장면에선, 너무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을 응원하게 되는 까닭은, 답이 없어 보이는 인생에서도 다들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끝이 결국에 이뤄 낸 사랑일지, 아픔 뒤에 오는 성장일지는 모르지만, 아홉이란 미완의 수를 딛고 완성을 향해가는 네 사람을 보면 동질감에 괜스레 마음이 찡해진다. 나 또한 올해를 마냥 순탄하게 넘길 운은 아니란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번 아홉수도 버티고 살아가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글. 전연주(‘MBC MUSIC’ PD)

베터 콜 사울(넷플릭스)
돈에 환장하고, 싸구려 농담을 던지는 변호사. 여기서 한국형 느와르 영화의 법조인을 떠올렸다면, 땡. 틀렸다. 특정 세력과 결탁한 권력형 변호사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면 법을 마음껏 어길 준비가 된 싸구려 변호사 사울 굿맨이다. ‘브레이킹 배드’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그는, 법을 준수하고 수호하기보다는 이를 악용한 편법과 속임수를 사용해 자신의 의뢰인을 구해내는 독특한 인물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며 비인간적이고 비정상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장인물들 중에선 가장 인간미 있는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이야기는 ‘브레이킹 배드’에서 그보다 앞선 시간을 다룬 ‘베터 콜 사울’로 넘어간다.

사실 이 드라마의 초반부는 시시한 편이다. ‘브레이킹 배드’에서 등장했던 사건·사고와 상황이 얽힌 플롯보다는 사울 굿맨이라는 가명 속의 제임스 맥길이란 인물의 과거에 집중한다. 명문대를 졸업한 변호사 친형의 로펌에서 잡무를 도맡으면서도 틈틈이 학점을 이수한 그는 결국 변호사가 되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그를 인정하는 사람은 없다. 결국,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 떠난다. 텔레비전에 자신을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형형색색의 정장을 입으며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무기로 삼지만, 그의 모습이나 저학력을 언급하는 사람들을 향한 예민한 태도를 보면 콤플렉스를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게 그가 웃음과 자기 희화화로 가리려 했던 상처들은 안타깝게도 너무나 빤히 드러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이 타락한 변호사를 응원하게 된다. 그만큼이나 희한한 드라마가 아닌가.
글. 류희성(월간 ‘재즈피플’ 기자)

신조협려 (푹티비)
중국의 산천을 극히 일부만 보았을 뿐이지만, 가서 보니 알겠더라. 무협은 판타지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연에 기초한 리얼리즘일지도 모른다. 무협을 처음 접한 통로는 (무협물에 대한 메타영화라고 할 수 있는)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이었으나, 이후 김용 소설을 읽게 되면서 중국 드라마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2006년에 만들어진 ‘신조협려’는 멜로드라마로서의 무협물을 제대로 경험하게 하는 김용 원작의 중국 드라마다.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이 지난해 10월30일 세상을 떠났을 때 추모한다는 핑계로 푹티비(pooq.co.kr)에서 서비스하는 ‘신조협려’(2006)를 하염없이 돌려봤다. 무협물이 지니는 남성중심의 세계관을 이 작품이라고 피해가지는 못했다. 어렸을 때 만화방에서 아저씨들이 읽던 무협소설이 대체로 에로틱 하렘물이라 인기가 좋았다는 걸 알았을 때의 허탈함이라니. 하지만 무협이 궁금하다면 김용을 제하고 말할 순 없지.

무협의 세계를 완성하고 또한 부수는, 무협에서 반 무협으로 이어지는 김용의 소설을 영상화한 수많은 작품 중에서 이 41부작의 2006년판 ‘신조협려’는, 개인적으로는 꽤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신조협려’는 꽤 인상적인 ‘연상연하물’이다. 스승 소용녀(유역비)를 향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난리도 부리지만 순정도 지키는 제자 양과(황효명)는, 자기 사랑이 제일 중요한 이기적인 진상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두 배우의 케미가 좋다.

무협물은, 동양의 시대극 중 어떤 장르보다 액션에 능한 여자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 장르이기도 하다. 다수는 남자 주인공을 유혹하려고 색을 쓰다 자멸하지만, 소용녀처럼 무공으로 남자 주인공을 이끄는 캐릭터도 있다. 소용녀는 등장할 때부터 온전한 무공의 고수이자 주인공. 참고로 말하자면 주성치의 ‘쿵푸허슬’에서 노인이 되어 바람을 피우다 아내에게 혼쭐나는 고수가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소용녀와 양과를 패러디한 것이다.
글. 이다혜 (‘씨네 21’기자)

* ‘주말에 몰아보기’는 시즌 1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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