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스파이더맨?…두 얼굴의 빈집털이범

입력 2017.04.03 (17:30) 수정 2017.04.0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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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7]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도둑?…회사원의 두 얼굴

그는 성실한 회사원이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성실한 회사원이었다. 지각 한 번 없고, 일도 곧잘 해내는 부하 직원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자신의 직원으로 있는 유 모 사원이 빈집털이범으로 경찰에 붙잡혔다는 것. 구속됐기 때문에 이제 회사에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이해해 보려 해도 이상했다. 유 씨의 집은 가난하지 않았고, 우리 회사의 월급도 잘 나오는 편이다. 돈이 부족해 저지른 건 아닐 텐데, 16번에 걸쳐 6,500만 원 절도라니. 생계형 범죄는 아님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물건을 훔칠 때 느껴지는 쾌감…오락성 빈집털이”

의아함은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조사를 해봐도 유 씨가 돈이 부족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 같지 않았다. 그러던 중 유 씨가 의외의 답변을 했다. "남의 물건을 훔칠 때 느껴지는 스릴감이 좋아요." 라니

알고 보니 유 씨는 전과 9범. 그중 7개는 상습 절도에 의한 범행이었다. 또한, 경찰 조사에서 술만 마시면 도벽이 심하게 도져 자신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원도 다녀봤지만 결국 고치지 못했다는 경험담까지 늘어놨다. 생계형이 아닌 스릴감을 즐기기 위한 오락성 빈집털이범이었다.

유 씨를 검거한 서울 방배경찰서 한귀식 강력팀장도 "빈집을 털었을 때 느끼는 스릴감,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긴장감을 즐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며 자신도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범행도 ‘게임’처럼…흔적 하나 없는 깔끔한 범행 현장”

유 씨는 절도도 게임처럼 했다. 들키지 않는 긴장감을 위해 자신의 흔적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범행 현장을 매번 말끔히 정리하고 나온 것. 주택 뒤편의 가스 배관을 따라 올라가 화장실 등의 작은 창문을 떼어내고 몰래 침입하는 수법을 썼다. 범행을 저지르고는 뜯어낸 창문을 다시 조심히 맞추어 끼우고, 먼지 하나 떨어뜨리지 않은 채 현장을 빠져나온 것이다. 한 피해자는 "아직도 주변 피해자들 가운데 범행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경우도 있다." 면서 "세상에 어떤 도둑이 자신이 떼고 들어간 창문을 다시 조심히 붙여 놓느냐"며 유 씨의 범행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대담한 범행 수법과 달리 간은 크지 못했나 보다. 유 씨는 이처럼 훔친 현금과 귀금속 등을 종로구의 한 귀금속 상점에 장물로 처리했다. 그러던 중 귀금속 가게의 한 직원이 혹시 훔친 물건 아니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당황한 유 씨는 횡설수설하며 자리를 떴고, 그 모습은 귀금속 상점 CCTV에 그래도 담겼다. 덧붙여, 훔친 물건인지 의문만 품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장물을 구입한 귀금속 직원도 형사 입건됐다.


“빈집털이 예방은 철저한 문단속”

경찰은 이 같은 빈집털이를 막기 위해 철저한 문단속을 강조했다. 잠깐의 외출 때도 화장실, 부엌 등의 작은 창문들도 꼭꼭 단속해야 한다는 것. 가능하다면 밤에 외출할 때도 집에 불을 켜두고 가는 것을 추천했다. 또한, 가스 배관이 건물 벽을 따라 설치 돼 있는 저층 빌라인 경우, 방범창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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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스파이더맨?…두 얼굴의 빈집털이범
    • 입력 2017-04-03 17:30:23
    • 수정2017-04-03 19:28:29
    사회

[연관 기사] [뉴스7]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도둑?…회사원의 두 얼굴

그는 성실한 회사원이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성실한 회사원이었다. 지각 한 번 없고, 일도 곧잘 해내는 부하 직원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자신의 직원으로 있는 유 모 사원이 빈집털이범으로 경찰에 붙잡혔다는 것. 구속됐기 때문에 이제 회사에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이해해 보려 해도 이상했다. 유 씨의 집은 가난하지 않았고, 우리 회사의 월급도 잘 나오는 편이다. 돈이 부족해 저지른 건 아닐 텐데, 16번에 걸쳐 6,500만 원 절도라니. 생계형 범죄는 아님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물건을 훔칠 때 느껴지는 쾌감…오락성 빈집털이”

의아함은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조사를 해봐도 유 씨가 돈이 부족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 같지 않았다. 그러던 중 유 씨가 의외의 답변을 했다. "남의 물건을 훔칠 때 느껴지는 스릴감이 좋아요." 라니

알고 보니 유 씨는 전과 9범. 그중 7개는 상습 절도에 의한 범행이었다. 또한, 경찰 조사에서 술만 마시면 도벽이 심하게 도져 자신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원도 다녀봤지만 결국 고치지 못했다는 경험담까지 늘어놨다. 생계형이 아닌 스릴감을 즐기기 위한 오락성 빈집털이범이었다.

유 씨를 검거한 서울 방배경찰서 한귀식 강력팀장도 "빈집을 털었을 때 느끼는 스릴감,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긴장감을 즐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며 자신도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범행도 ‘게임’처럼…흔적 하나 없는 깔끔한 범행 현장”

유 씨는 절도도 게임처럼 했다. 들키지 않는 긴장감을 위해 자신의 흔적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범행 현장을 매번 말끔히 정리하고 나온 것. 주택 뒤편의 가스 배관을 따라 올라가 화장실 등의 작은 창문을 떼어내고 몰래 침입하는 수법을 썼다. 범행을 저지르고는 뜯어낸 창문을 다시 조심히 맞추어 끼우고, 먼지 하나 떨어뜨리지 않은 채 현장을 빠져나온 것이다. 한 피해자는 "아직도 주변 피해자들 가운데 범행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경우도 있다." 면서 "세상에 어떤 도둑이 자신이 떼고 들어간 창문을 다시 조심히 붙여 놓느냐"며 유 씨의 범행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대담한 범행 수법과 달리 간은 크지 못했나 보다. 유 씨는 이처럼 훔친 현금과 귀금속 등을 종로구의 한 귀금속 상점에 장물로 처리했다. 그러던 중 귀금속 가게의 한 직원이 혹시 훔친 물건 아니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당황한 유 씨는 횡설수설하며 자리를 떴고, 그 모습은 귀금속 상점 CCTV에 그래도 담겼다. 덧붙여, 훔친 물건인지 의문만 품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장물을 구입한 귀금속 직원도 형사 입건됐다.


“빈집털이 예방은 철저한 문단속”

경찰은 이 같은 빈집털이를 막기 위해 철저한 문단속을 강조했다. 잠깐의 외출 때도 화장실, 부엌 등의 작은 창문들도 꼭꼭 단속해야 한다는 것. 가능하다면 밤에 외출할 때도 집에 불을 켜두고 가는 것을 추천했다. 또한, 가스 배관이 건물 벽을 따라 설치 돼 있는 저층 빌라인 경우, 방범창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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