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형식, 새로운 공포
감독 스콧 데릭슨
출연 에단 호크, 빈센트 도노프리오, 빅토리아 리, 제임스 랜슨
[영화] 살인 소설 Sinister
실제 범죄 사건을 소재로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 앨리슨(에단 호크 분)은 애타게 새 작품의 소재를 찾던 중 일가족 몰살 사건이 벌어졌던 집으로 이사한다. 단, 가족들은 이 집의 내력을 알지 못한다.

첫날 앨리슨은 다락에서 슈퍼8밀리 필름 더미와 영사기를 발견한다. BBQ, 소풍 등의 제목이 달려 있던 그 필름들은 실상 지난 50여 년 동안 벌어졌던 다섯 건의 일가족 몰살 사건 현장을 담은 스너프 필름이었다.

앨리슨은 필름을 조사하던 중 공통적으로 그 가족들 중 한 명의 아이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아이들과 아내는 점차 집 안을 감도는 사악한 기운에 영향을 받으며 끔찍한 악몽에 시달린다. 그리고 악마학 연구자 조나스 교수(빈센트 도노프리오 분)는 이 살인 사건이 고대 바빌론의 악마 숭배자들의 의식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할로윈’,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시리즈가 괴물 같은 형상의 연쇄 살인마가 펼치는 끔찍한 고어 공포 영화로 1980년대를 흥건하게 적셨다. 1990년대는 그 유산을 새롭게 오락적으로 재창조했던 ‘스크림’ 시리즈와 일본에서 날아온 ‘링’의 여파로 시작된 ‘원혼’ 시리즈로 양분됐다.

그리고 1999년 개봉작 ‘블레어 윗치’는 ‘찾아낸 필름(found footages)’이라는 공포 영화의 하위 장르를 새로 만들어 내며 2000년대를 내내 지배했다. 이는 CCTV와 웹 카메라 등을 활용함으로써 일상의 공포를 극대화한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로까지 이어졌다.

여기서의 살인마들은 본래부터 사이코패스인 것인지 혹은 실제로 초자연적인 현상에 빙의된 악령인지 꽤 모호한 존재이지만, 그것을 아주 현실적인 장치를 통해 보여준다는 데서 오는 기이한 불협화음들이 공포를 자극했다.

스콧 데릭슨 감독의 ‘살인 소설’도 그 같은 ‘찾아낸 필름’ 장르에 크게 빚지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샤이닝’과 ‘엑소시스트’처럼 초자연적 악령의 존재를 좀 더 강하게 내세우고 개인적 야심과 가족의 안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며 점점 미쳐가는 소설가라는 존재를 통해 스티븐 킹의 익숙한 공포 소설의 흥취도 끼워 넣었다.

결과적으로 아주 신선한 공포물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 전 개봉된 ‘인시디어스’나 ‘파라노말 액티비티 4’처럼 어리석지만은 않다. 이것이 자신의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인지 실제 초자연적 현상인지 확신할 수 없는 주인공 앨리슨의 불안과 함께 공포 효과들은 꽤 효과적으로 배치된다. 단 그 공포 분장만큼은 무척 촌스럽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브레이킹 던 part2
감독 빌 콘돈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테일러 로트너, 다코타 패닝
ROBERT PATTINSON and KRISTEN STEWART star in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PART 2
ROBERT PATTINSON and KRISTEN STEWART star in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PART 2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결혼한 인간 벨라는 딸 르네즈미를 잉태하면서 죽음의 순간까지 갔다. 에드워드의 노력으로 벨라는 뱀파이어로 다시 태어나지만 딸 르네즈미가 뱀파이어에게 위협적인 존재라고 판단한 볼투리 가문은 그녀를 제거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한다.



더블
감독 마이클 브랜트
출연 리처드 기어, 토퍼 그레이스, 마틴 쉰
[영화] 살인 소설 Sinister
멕시코 이민자들이 미국 국경에서 살해되고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하던 상원의원이 암살된다. FBI와 CIA 요원들은 이를 두고 20년 전 사라진 소련의 최고 암살자 카시우스의 소행으로 결론 내린다. CIA는 카시우스 전문가이자 은퇴한 요원 폴을 호출한다.



자칼이 온다
감독 배형준
출연 송지효, 김재중, 오달수, 김성령
[영화] 살인 소설 Sinister
전설적인 킬러 봉민정은 꽃미남 톱스타 최현의 제거를 의뢰받는다. 봉민정은 최현의 납치에 성공하지만 엉성한 칼솜씨와 감춰 두었던 ‘팬심’을 보여주는 등 어설픈 구석만 노출한다. 도도한 스타 최현 역시 살아남기 위해 짝퉁 가수 최헌이라고 우기며 비굴함을 자처한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