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장혜린 = 영화 ‘곤지암’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곤지암 정신병원’을 대체할 장소를 찾기 위해 2달여에 걸쳐 전국의 온갖 버려진 건물들을 수소문한 제작진은 크기와 디자인이 가장 비슷하면서 역시 흉가 체험 성지로 유명한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한 폐교를 찾아내 영화 속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우선 인터넷상의 자료와 영상을 수집하고 스케치업 프로그램을 총동원해 실제 곤지암을 체험했던 사람들이 봤을 때조차 착각하게 만들 만큼 건물 외관, 입구에서부터 로비로 이어지는 벽의 낙서, 간호사 데스크를 CG로 재현, 실제와 완벽히 똑같은 비주얼을 완성했다. 특히, 벽에 대한 질감이나 복도에 오래된 폐허의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전문가인 시닉 아티스트(영화 세트의 배경막과 배경 그림 등을 만드는 미술가)를 섭외했다. 

시닉 아티스트와 제작진은 먼저 공간을 세팅한 후, 물을 뿌리고 밟아 훼손되고 방치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80-90년대의 아이스크림 포장지, 신문지, 잡지, 음료수병 등 쓰레기를 직접 구해와 세팅하는 등 디테일한 소품을 활용해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의 공포스러운 공간을 완벽히 복원해냈다.

영화의 스토리 전개상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는 대부분의 내부 공간들은 감독의 컨셉 아이디어와 제작진의 열정이 더해져 새롭게 탄생한 곳들이다. 

특히,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은 3층짜리 건물이지만, 제작진들의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지하 한 층을 더한 4층 공간으로 설정했다. 1층의 원장실은 학식을 갖춘 사람이 머물던 곳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오래된 책을 찾아서 일일이 찢어 바닥에 깔고, 물로 적시고, 밟아 가며 폐허의 느낌을 만들어냈다. 

2층에 위치한 집단 치료실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자행했던 고문 도구에서 영감을 받은 오브제를 중심으로 제작했다. 마치 전쟁 때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 것처럼 아수라장이 된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관을 쓰러뜨리고 해머를 이용해 임의로 훼손해서 세월이 쌓인 느낌을 만들어 냈다. 천장 역시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의 천장이 나무로 되어있는 것에서 착안해 일부러 껍질을 벗겨 오래된 느낌을 살려냈다. 

영화 속에서 강령술이 진행되는 실험실은 제한된 앵글 내에서 방울이 달린 붉은 실을 촘촘히 매단 주술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줄의 간격을 일일이 계산해가면서 세심하게 세팅했다. 3층의 목욕탕 장면에서는 폐교 내에 있던 시멘트로 만들어진 탕이 70년대 관공서 느낌으로 만들어진 곤지암 실제 건물과 유사한 분위기를 자아내 이를 그대로 활용해 괴기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마지막으로, 곤지암 정신병원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2개의 열리지 않은 방을 모티브로 제작한 402호는 영화의 공포가 폭발하는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에 제작진과 감독이 가장 고민하고 공을 들인 공간이다. 철문에 있는 기이한 낙서들은 제작진들이 일일이 낙서를 해서 여러 사람이 다녀간 흔적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고, 내부 공간은 다른 공간들과 달리 오랜 기간 동안 열리지 않은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미니멀한 구조로 제작했다. 특히, 공포 체험단 멤버들이 들어갈 때마다 다른 분위기로 연출해 공간의 뒤틀림, 초자연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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