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인터뷰] 배우 김보강, '저는 #세젤열로 하겠습니다' 뮤지컬

[인터뷰] 배우 김보강, "저는 #세젤열로 하겠습니다" 뮤지컬 <더 언더독>: 2017.01.23 10:46 입력

[위드인뉴스 백수정]  ‘그의 목소리가 이 정도였나?’ 뮤지컬 <더 언더독>으로 무대에 선 배우 김보강을 보고 떠오른 첫 생각이었다. 뮤지컬 <더 언더독>은 ‘TV동물농장’에서 방영됐던 <더 언더독>을 인상 깊게 본 제작진이 약 4년간의 작업을 통해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버려진 개들이 되어 유기견 보호소의 현실을 전달한다. 극중 군견 셰퍼트 역을 맡은 배우 김보강에게서 강렬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를 이끄는 힘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_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ww.withinnews.co.kr/PEG/14851369169492.jpg"></td></tr></tbody></table> Q.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 <액션스타 이성용> 때 만난 피디님께서 연락을 주셨어요. 강아지에 관한 뮤지컬을 올릴 거라고. 놀라긴 했는데 신선하게 들렸어요. 동물을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동물농장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고요. 피디님께서 오디션 볼 마음이 있냐고 하시면서 동물농장 내용이라고 설명해주셔서 솔깃했죠. 제안을 받고 흔쾌히 승낙했고,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완전 꽂혔죠. 기획 의도가 좋은 작품이니까. 해보고 싶었습니다. Q. 작품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다면? -군인영화를 많이 봤어요. 무대에서 다 표현되지는 않지만 제 캐릭터에는 전우애가 있어요. 친구들이 안락사로 죽어가는 걸 보면서 본인의 임무를 다 해내야 한다는 어떤 사명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전우애가 그려진 영화들을 많이 참고했죠. Q.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 대사는? - 저희 작품의 핵심인데, 처음과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살고 싶다’라는 대사가 있어요. 이 대사를 개의 입장에서 사람의 언어로 내뱉어야 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찡해요. 개를 키워보고, 좋아해 본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빨리 공감 되실 텐데 ‘살고 싶다’고 외치는 그 모습이 너무 찡해요. 극 중 ‘할배’라는 캐릭터가 탈출을 포기하고 안락사 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가장 눈물 나는 장면이에요.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_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ww.withinnews.co.kr/PEG/14851369340517.jpg"></td></tr></tbody></table> Q. 결론은 비극? - 죽었는지 살았는지 말해주진 않지만, 죽었겠죠. 가슴 아프지만 그게 저희 작품의 메시지에요. 아직은 희망이란 없는 거죠. 이런 모습을 인간들이 봐주고 알아주길 바라는 거죠. 이런 현실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애완견들이 맞고 학대당하고 그냥 액세서리 정도로 여겨지다 버려지는 모습을 저희 작품을 보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Q. 중사 캐릭터가 우리 사회에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 결국은 모든 캐릭터가 ‘살고 싶다’라고 외칩니다. 그렇게 외치고 있는 그들을 봐달라고 얘기하는 거죠. 강한 이 친구 (셰퍼트)도 살기 위해 버텨냈고, 이겨왔다고 솔로곡에서 고백하죠. 결국은 살기위해 친구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버텨왔다는 것이 드러날 때 중사 캐릭터에 대해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끼는 관객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결국 모든 캐릭터들이 같은 메시지를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희망을 잃지 않고, 살고 싶다는 메시지죠. Q. 본인의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저는 노력형 보이스에요. 원래는 미성이었어요. 그 목소리가 너무 싫었어요. 남성적인 이미지랑 목소리가 매칭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음 연습을 많이 했어요. 전에 하이톤 미성일 때는 여자 노래를 했었죠. 그 때 녹음해놓은 테잎을 들으면 깜짝 놀라요. 소찬휘, 김경호 노래 부르고 그랬죠. 근데 그 목소리가 싫어서 습관을 바꿨어요. 처음에는 저음이 아예 나오질 않았어요. 하지만 사람은 분명히 변해요. 노력하면 다 돼요. 뭐든지 이겨낼 수 있어요. 3년 정도 저음을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살았습니다. BOYS II MEN 노래 중에 ‘End Of The Road’ 앞부분에 내레이션으로 깔리는 베이스 저음, 그런 목소리가 너무 갖고 싶었어요. - 이 작품에서 김법래 선배님이랑 더블이라고 했을 때 너무 좋았어요.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이번 작품을 통해서 제 베이스 음역대에 맞춰서 노래할 수 있게 된 거죠.  <table width="450" align="center" class="center" _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450" align="absmiddle" src="http://www.withinnews.co.kr/PEG/14851369458738.jpg"></td></tr></tbody></table> Q. 배우로서 극복하고 싶은 스트레스가 있다면? - 한치 앞을 볼 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촬영된 작품의 개봉이 미뤄지고 그런 게 굉장한 스트레스가 돼요. 손에 쥘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할 텐데 아무리 열심히 하고 노력해도 쥐어지지 않으니까. Q. 직업 배우를 택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시켜준 일이나 사건이 있었다면? - 2010년까지 활동은 열심히 했는데, 배우로 사는 것에 대한 비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연기만 하고 싶은데 신경 쓸 것도 많고. 너무 피곤한 삶을 선택한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어요. 어렸었죠. 그래서 2010년 <올슉업>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접었어요. 그렇게 1년 반 정도 방황을 하다가 우연히 대학로에 <라이어>를 보러 왔었는데, 무대 위에 있는 배우들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그런데 배우 분들을 직접 만나보니까 정말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하시더라구요. 그 동안 제가 받았던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닌 거더라고요. 저의 기대치가 너무 높지 않았나 하는 후회와 반성이 동시에 들면서 무대에 다시 서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2011년 겨울에 MBC <환상의 커플>이라는 드라마컬로 복귀를 했죠.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하루를 쉰 적이 없어요. 열일, 폭 열일을 했죠. (웃음) Q. 다시 배우로 돌아온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예전에는 인기와 박수소리가 좋았어요. 지금의 저는 무대라는 신성한 곳, 혹은 카메라 앞에서 ‘저를 잘 봐 주세요’라기 보다는 ‘저를 잘 보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뽐낸다는 말이 아니라 ‘배우 김보강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이 작품, 캐릭터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에요. 돈만 벌려고 살 때가 경제적으로는 더 윤택했어요. 대학로로 들어오면서 수입이 줄었는데 그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더라고요. 이 일로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다 이런 생각보다는 한 명의 행위예술가로 비취지고 싶어요. 저를 불러주시는 곳이 많으면 감사할 일이고, 부족하면 더 열심히 하면 되는 거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도 편안해지고 작품도 더 잘 들어오는 것 같아요. (웃음) Q. 은퇴 시점에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 은퇴를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웃음) 저는 외모 때문에 굉장한 오해를 많이 받아요. 무서워하거나 어려워하거나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전에는 그게 무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 편안하게 보이고 싶어요. 많은 캐릭터를 맡은 이유도 그런 거에요. 국한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인간 김보강을 보이고 싶어요. 그래서 은퇴 시점엔 국민 할아버지 느낌의 배우가 되어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밀리언달러베이비>에서 이빨 빠진 호랑이로 나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너무 멋있어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왕년에 한 가닥 하던 멋진 배우가 연기하는 다정한 아버지 같은 모습은 단순히 연기가 아니라 인성에서 나오는 모습 같았어요.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게 목표죠.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_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ww.withinnews.co.kr/PEG/14851369583788.jpg"></td></tr></tbody></table> Q. 배우 김보강을 대표하는 해쉬태그를 만든다면? - #세젤열 로 하겠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하는, 열정적인, 열일하는 배우입니다.(웃음) 누가 봐도 배우라고 생각할만한 외모의 소유자로 까칠할 것만 같았던 배우 김보강은 알고 보니 외모보다 인성이 더 멋진 사람이었다. 국민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그가 그려낼 많은 ‘김보강’이 기대된다. 사진제공 : 스토리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