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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SKY캐슬' 염정아 "아쉬운 착한 결말? 최선이었다"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

그가 내뱉은 말은 강렬했다. 우아하고 교양 넘치다가도 과격했다. 그레이스 켈리 왕비보다 진주가 더 잘 어울리지만, 그가 숨겨둔 과거는 비참했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에서 한서진과 곽미향이라는 상반된 얼굴을 그려낸 배우 염정아다.

'SKY 캐슬'은 상위 1%가 모여 사는 캐슬을 배경으로 했다. 자녀를 최고로 키우려는 사모님들의 욕망을 그렸다. 염정아는 큰딸 강예서(김혜윤)를 서울 의대에 합격시키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붓는 한서진을 연기했다. 선과 악이 불분명하지만 절절한 모성애로 시청자들을 한서진의 편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입시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함께 소위 있는 사람들의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세밀하고 흥미 있는 소재로 시선을 강탈한 드라마는 블랙 코미디와 주요 인물들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푸는 추리 요소를 통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전개를 보여줬다. 마지막 회에 23.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차지했다.


다만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다이내믹 했던 전개는 마지막 회에서 '급'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한국 드라마의 전형적인 '착한 결말'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염정아 또한 "저도 '센 결말이었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을 했다"면서도 "지금 보면 이게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염정아는 연기할 때 "제가 받아들이고 이해해야지만 시청자를 이해시킬 수 있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강예서의 서울 의대를 위해 몸 바쳤던 한서진이 이를 포기하는 과정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연기할 때 제가 이해를 하고 이해를 시키는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6개월 정도 한서진으로 살았는데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의 비리 자료를 들고 경찰서에 가고 누명을 쓴 황우주(찬희)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는 장면은 조금 힘들었어요."

그런데도 이 모든 것이 모성애 때문이라는 점에서 이해했다. 그는 "공감을 했던 대사가 있다. '엄마는 조리돌림을 당해도 괜찮지만, 너(예서) 인생은 포기 못 하겠다'는 것"이라며 "혼자 밤새 고민을 하다가 예서한테 말하는 장면인데, 정말 제 감정으로 찍었다"고 고백했다.


딸로 호흡을 맞춘 김혜윤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이 예서 때문"이라며 "다음에 만나면 '너 괴롭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고 웃었다.

"(김)혜윤이는 연기자로서 놀라웠어요. 준비도 철저하게 해왔고 순간순간 감독님이 주는 디렉션에 따라 연기가 변하더라고요. 발음이나 발성도 좋고 예쁘잖아요. 혜윤이 연기를 보면서 '나도 저 나이 때 저 정도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생각 할 정도였죠."

과거 드라마 '로얄패밀리'에서 염정아의 아역을 했던 김보라에 대해서는 "너무 예뻐서 괴롭히기 힘들었다"고 한 뒤 "저와 대립하는 관계라서 마음껏 대들라고 더 편하게 대했다"고 회상했다.

염정아는 'SKY 캐슬'에서 선생님을 빠르게 발음하면서 나온 '쓰앵님~'이라는 유행어와 '아갈미향'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다만 그는 "제가 '쓰앵님'이라고 말하는 줄 몰랐다. 댓글을 보고 요새 애들이 쓰는 말인 줄 알았다"고 웃었다.

"한서진이 그렇게 말했다고 했는데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했죠.(웃음) 방송이 나가고 한참 뒤에 제가 '쓰앵님'이라고 하는 걸 알았어요. 약간 신경이 쓰였는데 빨리 말을 할 때는 그렇게밖에 안 되더라고요, 의도한 건 아니에요."


교양 있는 한서진이 곽미향으로 변할 때마다 나온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라는 대사에 대해서는 "되게 무서운 말이지 않나. 은밀하게 해야 될 대사인데 한서진처럼 교양 있는 여자가 할 때 재밌겠다는 생각은 했다"면서 "유행할 거란 생각은 안 했다"고 이야기했다.

'핏줄까지 연기한다'고 호평을 받았던 음소거 오열 신(scene)은 조현탁 PD와 염정아가 함께 만들었던 장면이었다. 김혜나(김보라)가 남편인 강준상(정준호)의 딸임이 드러나는 장면으로 염정아는 아무런 소리를 안 내고 오로지 표정으로만 울분을 표현했다.

"지문으로 짧게 나왔는데 관심을 가져줘서 신이 나더라고요. 누구 하나 한서진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요. 여기에 내 남편의 자식이라고 나타난 아이도 있고요. 말도 못 하고 속은 썩어 문드러질 거 같았죠. 소리를 너무 지르고 싶은데 소리를 내면 안 되잖아요. '소리 없이 소리를 지를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감독님과 만들었죠."

염정아는 'SKY 캐슬'을 통해 저력을 발휘했다. 이 작품으로 40대 여배우가 설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는 "작년에 '완벽한 타인' '뺑반' '미성년' 그리고 'SKY 캐슬'까지 좋은 작품들을 만났다. '너무 할 게 없다'고 했는데 그런 말이 쏙 들어다"면서 "'SKY 캐슬'이 잘 돼서 이런 기획들이 더 나올 것 같다. 다 같이 칭찬받고 다 같이 잘 되길 바란다"고 진심 어린 소회를 드러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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