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김주영이 기소된다면? … 법 전문가들 “무기징역 선고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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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2.08. 오후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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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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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입시 코디네이터 악행

한국 ‘형법 속인주의’ 재수사 가능

살인·업무방해 등 모두 8개 혐의

고액 컨설팅 부당이득, 죄 못 물어


지난 1일 종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에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사진)은 온갖 악행을 일삼다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물건을 훔치거나, 사람을 미행하고 협박하며 죽이기까지 한다. 한국 검찰이 김주영을 수사해 기소한다면 공소장에는 어떤 혐의가 담길까. 형사법 전문가들은 대략 8개의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본다.

우선 2건의 살인죄와 1건의 살인미수죄다. 김주영은 조력자들과 공모해 신아고 학생 김혜나를 스카이캐슬 4층 베란다에서 추락시켜 숨지게 했다. 미국 체류 시절에는 교통사고로 위장해 남편을 살해하고 딸에겐 중상해를 입혔다. 백종건 변호사는 “2명에 대한 살인죄가 있어 검찰은 사형을 구형하고 재판부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사법기관은 김주영의 범행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사법주권이 달라진 한국에서는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사건을 다시 수사할 수 있다. 김주영은 한국인인 만큼 형법 속인주의 원칙상 한국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김주영은 신아고 교사와 공모해 시험지를 빼돌려 자신이 컨설팅한 강예서 등에게 유출했다. 이는 학사행정을 방해한 혐의로 업무방해죄가 적용된다. 쌍둥이 딸을 위해 시험지를 유출해 재판에 넘겨진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과 같은 혐의다. 형법 314조에 따르면 업무방해죄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김주영은 김혜나와 도훈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도 받는다. 통신비밀보호법 3조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지 못한다’고 명시한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김주영은 김혜나에게 신아고 전교회장 후보직에서 사퇴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강요죄)도 받는다. 강요죄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으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사퇴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같은 혐의다.

김주영은 주변인들의 과거 행적을 캐기도 했다. 강준상을 뒷조사해 김혜나가 그의 딸임을 밝혀냈고, 이수임이 교생실습 시절 비극을 겪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처럼 개인정보를 불법 취득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은 채 학생들에게 각각 수십억원을 받아 고액 입시컨설팅을 해주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은 조세포탈에 해당한다. 현행법상 개인과외 교습자는 인적사항, 과목, 위치 등을 교육청에 신고해야 하기에, 김주영은 학원법도 위반했다.

실제 기소하기 어려운 혐의도 있다. 김주영은 강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합격시키는 조건으로 수십억원 상당의 고액 컨설팅비를 받았다. 만일 강예서가 합격하지 못했다면 ‘부당이득죄’일까. 재경지검 한 검사는 “부당이득은 거의 사문화된 조항이라 기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은 김예나를 살해한 진범에게 황우주가 입었던 붉은색 후드티를 입히고 블랙박스에 찍히게 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 백 변호사는 “미국 형법에서는 법 집행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사법방해죄를 물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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