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대리 일대는 돌이키기 어려운 환경 오염으로 쑥대밭이 됐다. 오랫동안 폐수처리장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오·폐수를 쏟아내는 바람에 그곳의 물은 농업·생활 용수로 쓸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눈동자가 없고 뒷다리가 틀어진 기형 개구리가 발견됐다. 미나리에서는 기준치의 18배가 넘는 납이 검출되기도 했다. 역학조사 결과 주민들 주거지에서는 니켈 크롬 알루미늄 같은 중금속이 다량 검출됐다. 지난 9년 동안 150여명의 마을 주민 중 22명이 암으로 숨졌다고 한다.
거물대리 일대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곳에 공장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2005년 계획관리지역으로 지정했을 때부터다. 김포시가 공장유치에 발 벗고 나서면서 공장이 앞다퉈 들어섰다고 한다. 공장이 가장 많을 때는 300개를 넘었다. 공장이 각종 독성 물질을 토해내자 주민들은 2012년 2월 이후 680여건에 이르는 환경민원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환경당국과 지자체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방치했다고 한다.
환경이 마구잡이 훼손되는 곳은 김포만이 아니다. 규제 완화를 틈탄 난개발로 환경이 파괴되는 곳은 전국에 널려 있다. 하지만 감시감독의 손길은 느슨하기만 하다. 환경부는 거물대리 단속 결과를 발표하면서 “환경오염방지 기반시설 미비지역에는 오염물질 배출업체 입주를 제한하겠다”고 했다. 뒷북 아닌가. 환경오염물질 배출사업장 밀집 지역을 전면 조사해야 한다. 환경은 복원보다 예방과 보전이 더 중요하다. 망가진 환경은 재앙이 되어 돌아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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