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던 전남 섬 '관광지 대변신'

2017-10-27 10:48:43 게재

'가고싶은 섬' 가꾸기 성과

관광객 100만명 이상 증가

전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이 관광객 증가와 주민소득을 올리는 등 일석삼조의 성과를 내고 있다.

폐교를 활용해 만든 고흥 연흥도 미술관을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전남도 제공


전남은 2219개 섬(전국 65%)과 6475km에 이르는 해안선(전국 46%), 1037k㎡의 드넓은 갯벌(전국 42%) 등이 있는 곳이다. 특히 섬마다 고유의 생태자원과 아기자기한 볼거리 등이 풍성하다. 전남도는 지난 2014년 이 같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을 시작했다. 10년 계획인 이 사업은 2013년 609만명이던 섬 관광객을 1209만명으로 늘리고 주민소득 3900만원에서 5900만원으로 올리는 게 목표다.

사업 첫해인 2015년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신안 반월·박지도, 2016년 보성 장도와 완도 생일도, 2017년 여수 손죽도, 신안 기점·소악도에 이어 내년 사업에 완도 여서도와 진도 대마도 등이 선정됐다. 전남도는 이들 섬에 각각 40억원을 지원한다. 선정된 섬은 고유의 생태자원과 아기자기한 볼거리 등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관광지로 변모했고, 주민들이 모든 일을 직접 참여해 진행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고흥 연흥도는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을 다시 고쳤고, 빈 공간에 마을식당과 카페, 걷는 길 등을 조성했다.

여수 손죽도는 꽃을 입혔다. 집 마당이며 골목, 돌담에 꽃과 담쟁이 등을 심어 '꽃섬'을 만들었다. 여기에다 섬 고유의 먹을거리와 문화행사 등을 더했다.

섬 곳곳이 특색을 갖추면서 관광객이 급증했다. 2014년 27만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2015년 57만명, 2016년 85만1000명, 올해 1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길곤 연흥도 추진위원장은 "추석 명절 때 매일 2000명 이상이 다녀갔다"면서 "요즘도 하루에 100여명 이상이 우리 섬을 찾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기업 9개가 생겼고, 귀어 가구도 10곳으로 늘었다. 관광객 증가가 마을기업을 만들고 섬을 떠났던 주민들이 되돌아오는 '나비효과'를 만든 셈이다. 강진 가우도에서 마을기업인 식당을 운영 중인 김영일 사무장은 "8살 때 고향을 떠나 개인사업을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면서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었는데 요즘은 부인과 섬 곳곳을 산책하고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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