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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펄어비스…게임株에 꽂힌 연기금

정슬기 기자
입력 : 
2017-11-10 15:53:49
수정 : 
2017-11-10 17: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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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순매도한 넷마블, 연기금은 올해 3800억 `사자`…펄어비스도 530억어치 담아
컴투스·위메이드·네오위즈 등 순매수 상위에 게임주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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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에서 게임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기금이 사들인 종목을 누적 순매수 기준으로 살펴보니 유가증권시장에선 넷마블게임즈, 코스닥시장에선 펄어비스 등 게임주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 활성화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게임주에 꽂힌 연기금의 행보가 주목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표적인 게임주인 넷마블게임즈를 3776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400억원 가까이 순매도를 펼친 것과 상반된 움직임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연초 16만5000원 대비 지난 9일 기준 12.73%의 수익률을 올렸다.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도 게임주인 펄어비스를 529억원 순매수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7일까지만 해도 연기금의 순매수 종목 1위였으나 이후 연기금이 사드주인 파라다이스를 사들이면서 2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순매수 금액 차이가 크지 않아 언제 순위가 뒤집힐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펄어비스는 연초 9만2700원으로 시작해 지난 9일 기준 49.73%의 수익률을 올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 밖에도 게임주 가운데 컴투스(153억원), 더블유게임즈(71억원), 위메이드(21억원), 네오위즈(15억원), 웹젠(14억원) 등이 연기금 순매수 100위 종목 안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산업은 최근 한국의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롤플레잉 게임을 할 수 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게임시장을 국내 게임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는 데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작 게임은 게임 하나당 수조 원의 매출이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이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흥행에 성공하며 지난 3분기 국내에서 932억원, 국외에서 169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정치 상황 급변으로 중국 진출이 막힌 리니지2 레볼루션은 현재 중국 서비스의 판호(반하오) 발급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게임업계 대장주들의 펀더멘털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데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기대되면서 연기금 등이 게임주를 유심히 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뉴주(Newzoo)에 따르면 2017년 중국 게임시장은 30조7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모바일 게임시장은 53% 수준인 16조3200억원으로 추정된다.

내년 중국 게임시장은 33조4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모바일 게임시장 비중은 58%로 늘어나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는 이보다 더 전향적으로 내년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만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 업종은 올해 신규 게임이 대거 출시되면서 매출 상승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연기금뿐만 아니라 기관·개인에게도 인기가 좋았다"며 "게임회사의 고용유발 효과도 주목할 만한데 넷마블의 경우 개발 인력이 전체 인원 4000여 명 중 25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능력을 봤을 때 정부의 향후 지원도 기대할 수 있어 기업가치 상승도 내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기금이 코스닥시장 활성화의 일환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게 되면 성장성과 실적 기대감이 높은 게임주가 계속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사들인 종목은 정보기술(IT)·반도체와 바이오·제약 관련주가 많았다. 연기금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50여 개 종목 가운데 16개는 서울반도체 등 IT·반도체 관련 종목, 8개는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제약 관련 종목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연기금이 정책 기조에 따라 코스닥시장 투자를 늘려도 전반적 수혜로 이어지기보다 실적이 좋은 일부 반도체와 바이오 종목 위주로 쏠림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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