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 전 광주 MBC 아나운서가 "우리 아버지는 막노동꾼"이라고 고백했다.

▲ 임희정 전 광주 MBC 아나운서/브런치 캡처=뉴시스

임희정 전 아나운서는 지난 1일 한 온라인커뮤니티 브런치에 '저는 막노동하는 아버지를 둔 아나운서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임희정 아나운서는 이 글에서 자신을 '개천에서 난 용'에 비유했다.

그는 "난 개천에서 난 용"이라며 "1948년생 아버지는 집안 형편 때문에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도 채 다니지 못했다. 일찍이 어렸을 때부터 몸으로 하는 노동을 했고, 어른이 되자 건설현장 막노동을 시작했다. 1952년생인 어머니는 국민학교를 겨우 졸업했다. 1984년생인 저는 대학원 공부까지 마쳤다"고 적었다.

임희정은 자신이 아나운서가 되자 사람들은 번듯한 집안에서 자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아나운서라는 직업 하나만을 보고 번듯한 집안에서 잘 자란 사람, 부모의 지원도 잘 받아 성장한 아이로 여겼다. 당연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시냐'고 물었다. 내가 '건설 쪽 일을 하시는데요'하고 운을 떼자마자 아버지는 건설사 대표나 중책을 맡은 사람이 됐다. '어느 대학을 나오셨냐' 물으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아도 아버지는 대졸자가 됐다. 부모를 물어오는 질문 앞에서 나는 거짓과 참 그 어느 것도 아닌 대답을 할 때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임희정은 "내가 개천에서 용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직하게 노동하고 열심히 삶을 일궈낸 부모를 보고 배우며, 알게 모르게 체득된 삶에 대한 경이(驚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길거리를 걷다 공사 현장에서 노동하는 분들을 보면 그 자식들이 자신의 부모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진다. 내가 했던 것처럼 부모를 감췄을까"라며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내가 증명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 전 아나운서는 "나를 움직인 가장 큰 원동력은 부모였다"며 "물질적 지원보다 심적 사랑과 응원이 한 아이의 인생에 가장 큰 뒷받침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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