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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믿음은 진짜입니까’…‘사바하’가 던진 영리한 질문 [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질문, 참 쫄깃하게 던지네.

공포심과 ‘믿음’은 쌍둥이다. 무엇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경외심을 갖게 하고, 누군가에겐 두려움 한가운데서 떨게 한다. 마음이 번뇌의 근원이며, 또한 해결의 방법이기도 하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이 아이러니한 화두를 실사로 만들어낸 작품이 등장했다. ‘공포’물로 ‘믿음’을 논한 영리한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다.

영화 ‘사바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바하>는 신흥종교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 ‘박목사’(이정재)가 ‘사슴동산’이란 신흥종교단체를 조사하던 중 영월 터널에서 발생한 여중생 살인사건과 묘한 접점이 있음을 감지하고 조사에 나서는 미스터리 공포물이다. ‘사슴동산’에 대해 파고들수록 점점 더 많은 미스터리와 마주하면서, ‘신의 존재 이유’와 ‘믿음의 실체’에 대해 물음표를 가지게 되는 과정이 러닝타임 122분에 고스란히 담긴다.

이 작품은 ‘초월적 존재를 향한 믿음(신앙)’에 대한 질문을 다룬다. 방대하게 느껴질 수도, 혹은 고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오래된 물음표를 장재현 감독은 초자연적 현상(오컬트)에 섞어 오프닝부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한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메가폰의 승리’다. 일단 캐릭터부터가 흥미롭다. 가짜를 쫓는 종교문제연구소 ‘박목사’, 악의 처단자와 수상한 신흥종교 단체, 땅을 밟고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현실적인 강력계 형사들을 삼각대형으로 대치시켜 다양한 갈등과 긴장감을 유발하게 한다. 또 산발적인 듯한 사건들에 서서히 포커스를 좁혀들어가며 ‘믿음의 실체’라는 절묘한 접점을 찾아낸다.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전개엔 ‘오컬트’ 요소와 코믹 요소를 더해 감칠맛을 낸다. 심오한 내용이지만 나름 상업적인 포장지에 잘 감싼 모양새다. 스크린을 마주하는 동안 어렵지 않게 신이 어떤 이유로 존재하는지, 혹은 ‘신의 존재’마저 인간의 믿음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지에 대해 곱씹게 한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은 이번에도 통했다. 이정재, 박정민, 진선규, 정진영 등 베테랑 배우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신명난 연기 한판을 펼친다. 눈에 띄는 건 첫 상업영화 주연에 나선 이재인이다. 전작 <어른도감>에서 엄태구 못지않은 존재감을 자랑한 그는, <사바하>에서 한층 더 성장했음을 입증한다.

물론 흥행 장애요소도 있다. 정치만큼이나 예민한 사안인 ‘종교’를 소재로 사용한 만큼 누군가에겐 불편한 작품일 수 있다. 다만 ‘신앙’에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이가 아니라면 긴 러닝타임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의미있는 기회다. 또한 개연성에 있어서도 물음표가 생기는 몇 곳이 눈에 띄나,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쫄깃’한 재미에 관대하게 넘어갈 수 있을 정도다. 오는 20일 개봉.

■고구마지수 : 0개

■수면제지수 : 0개

■흥행참패지수 : 2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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