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은 불교 신자들이 가장 많이 암송하는 ‘불경’이며,
불교의 깊은 뜻을 전체 260자로 설파한 세계에서 가장 짧은 ‘경(經)’이다
『반야심경』은 절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예불과 의식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에서도 빠지지 않고 독송되고 있는데, 꼭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란 글귀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사찰에서 치러진 3.1절 행사나 세월호 추모법회, 지난 4월12일 3만5000명의 군장병들이 논산훈련소의 호국연무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수계법회에서도 독송되었으며, 오는 5월 25일 석가탄신일에도 두말할 나위 없이 독송될 것이다. 이런 『반야심경』의 정식 명칭은 『반야바라밀다심경』이며, 현재 조계종에서는 ‘한글 반야심경’을 제정하여 그 뜻을 풀어 전파하고 있다.
이 책이 수집?정리하고 구성한 편집 방식
첫째, 형식적인 면에서는 『반야심경』의 유래와 요지, 이와 관계된 일련의 문제, 『반야심경』의 이해를 위한 전제 조건, 경문의 해설, 불교의 기본적 용어와 개념의 해설, 그리고 부록으로 구성하여 에디팅하고 있다.
또한 현대적인 일러스트로 현장법사의 원역본을 300여 장의 정교하고 미려한 일러스트와 불법(佛法)의 이치를 분석한 250여 장의 도표와 함께 『반야심경』의 깊은 묘의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써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둘째, 내용적인 면에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1) 『반야심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기초적인 지식을 쌓게 하는 부분
2) 이 책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반야심경』의 경문 해설
3) 불교의 기본적 용어와 개념의 해설이다.
불교의 기본적 용어와 개념의 해설을 뒷부분에 배치하고 있는 이유는 ‘경문 해설’에 대한 이해를 점검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이 책의 묘미 : 『반야심경』을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외울 수 있게 한다
『반야심경』은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으로 시작해서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로 끝을 맺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역시 이 『반야심경』에 들어 있는 핵심 구절이다.
그러나 『반야심경』은 비록 260자에 불과하지만 그 뜻을 바로 이해하지 않고는 외워지지 않고, 또 외운다고 하더라도 금세 잊고 만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반야심경』을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외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핵심 부분은 바로 ‘경문 해설’ 부분인데, 『반야심경』 260자의 모든 경문을 ‘관자재보살’부터 ‘모지사바하’까지 한 구절 한 구절 해설하여 그 뜻과 경문을 자연스럽게 이해토록 하여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외워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말에 틀림없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반야심경’은 어떤 책인가?
『금강경(金剛經)』과 더불어 불교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경전의 하나인 『반야심경』은 비록 260자에 불과하지만 600권에 달하는 『대반야경(大般若經)』의 미묘한 이치를 모두 함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교의 핵심 개념이 모두 나타나 있는 불경이다.
예를 들면 오온(五蘊), 육근(六根), 육촉(六觸), 십이처(十二處), 십팔계(十八界), 십이인연(十二因緣), 사제(四諦), 육도(六度), 구경열반(究竟涅槃), 아뇩다라삼막삼보리(阿?多羅三?三菩提) 등의 개념이 모두 그러하다. 『반야심경』은 이와 같이 간결한 문장에 함축되어 있는 풍부한 내용으로 인하여 불교 신도들에게 있어서 전형적이고 모범적인 불법의 지침서로 존중받고 있다. 그러나 이 경전은 대단히 심오한 불교의 이념들이 너무도 간결한 문장에 함축되어 있기 때문에 고승대덕(高僧大德)의 지도가 없다면 경문의 진의(眞意)를 철저히 이해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불법은 인연이 없으면 만나기도 힘들지만 그 뜻을 이해하는 것 또한 결코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반야심경』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쉽게 해설함과 동시에 『반야심경』의 미묘한 뜻을 알기 쉽게 일러스트로 그리고 도표화하여, 독자들이 이 불경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모든 의문의 안개를 걷어내고 이 불경이 가지고 있는 참뜻을 깨닫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가 『반야심경』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반야심경』을 한 글자로 줄이면 ‘공(空)’이고, 두 글자로 줄이면 ‘반야’다. 네 글자로 줄이면 ‘색즉시공’이고, 여섯 글자로 줄이면 ‘반야바라밀다’이며, 아홉 자로 줄이면 ‘아뇩다라삼막삼보리’라고 말할 수 있다. 『반야심경』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은 ‘공’을 깨우쳐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얻어 열반에 드는 것일 게다. 열반은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귀착지라고 할 수 있다. 열반은 탐, 진, 치의 삼독이 모두 소멸된 경지를 말한다. 이러한 경지는 성인들이 깨달은 이상적 경지이며, 경전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최종적 목표이기도 하다.
우리가 경전을 읽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지식보다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고, 어리석은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대자유를 얻기 위함이다. 『반야심경』은 하룻밤에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바로 그런 깨달음과 진리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샘물과 같은 책이다. 물을 마시듯 아주 편안 마음으로 몇 번이라도 다시 읽을 수 있으며, 그때마다 새록새록 솟아나는 마르지 않는 맑은 샘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