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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좀비마니아로 '기묘한가족'은 할리우드에도 없다" [★FULL인터뷰]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기묘한 가족' 주인공 정재영/사진제공=메가박스 (주)플러스엠

정재영이 스크린에 돌아왔다. 상업영화로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후 4년만이요,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이후로는 2년만이다. 그간 그는 TV드라마에서 많은 활약을 했다.

이제 정재영이 '기묘한 가족'이란 상업영화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좀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을 그린 영화다. 정재영은 양배추를 좋아하는 기묘한 좀비를 식구로 받아들이는 엉뚱한 가족의 장남 역을 맡았다. 능청스런 충청도 사투리에 대충 사기로 먹고 살다가 좀비 덕에 한 몫을 잡으려는 인물이다.

강렬한 역할을 주로 해왔던 정재영으로선, 그의 오랜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선, 의외다. 정재영은 "원래 좀비 마니아였다"며 "눈앞에서 좀비들이 움직이는 걸 보고 정말 흥분됐다"고 털어놨다.

-'기묘한 가족'은 왜 했나.

▶촬영한 지는 1년, 시나리오를 받은 지는 2년 반 정도 됐다. 원래 좀비 마니아라 웬만한 좀비 영화는 다 봤다. 좀비영화는 '28일후' 이후 대중화됐다.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설정도 그때부터 정착됐다. 좀비 마니아로서 좀비랑 뱀파이어 혼합물은 안 쳐준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 농촌에 좀비가 등장한다는 게 무척 신선했다. 시골 동네 사람들이 좀비에 반응하는 것도 신선했고. 좀비에 물리면 잠복기간에 일시적으로 회춘한다는 설정도 기발했다. 마니아로서 좀비의 본고장인 할리우드에도 이런 좀비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좀비 코미디도 많지 않다. 그런 점이 좋았다.

-상업영화가 오랜만인데. 영화도 오랜만이고. 영화쪽에서 슬럼프라고 느낀 적은 없나.

▶슬럼프가 아닌 적이 별로 없다. 계속 슬럼프였던 것 같다. 슬럼프인가, 정점인가, 호황인가, 생각하지 않을 순 없다. 그렇다고 일비일희하진 않는다. 예전에는 그랬는데 요즘은 그런 게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슬럼프가 오는 건 본인 탓도 있고, 여러 상황 때문일 수도 있다. 왜 야구선수들 중에서 본인은 변한 게 없는데 공이 안 맞을 때가 오는 경우들이 있지 않나. 그럴 때 타격폼을 바꾸기도 하고, 코치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승엽 선수가 슬럼프가 온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말했다. 더 치는 거라고. 그렇게 평생을 배트를 휘둘렀는데 슬럼프라면 더 휘두를 수 밖에 없는 거라고.

난 배우로서 작품 제안을 받고 그 안에서 선택받고 선택한다. 근본적으로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타석에 설 수는 없으니깐.

-'기묘한 가족'은 그런 점에서 새로운 코미디로 타석에 선 것인가.

▶늘 새로운 걸 하려는 건 맞다. 그런데 코미디다 아니다를 규정해서 하진 않는다. 난 다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배우 입장에서 코미디라고 특별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니깐. 스릴러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 캐릭터에 맞게 할 뿐이다.

난 모든 영화에는 유머가 현실처럼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례식장에서도 웃을 일이 있는 것처럼. 스릴러인 '이끼'에서도 유머가 있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보다 더 유머를 표현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좀비 마니아로서 '기묘한 가족'은 어땠나.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젊은 친구들에게 반응이 뜨겁더라. 기자 시사 이후 젊은 관객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했는데 제작진이 관객 반응의 웃음만 녹음해서 전달해줬다. 정말 많이 웃더라.

'기묘한 가족'은 정말 신선하다. 할리우드에서도 이런 좀비물은 드물다. 개인적으론 '좀비랜드'보다 더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부산행'과 '창궐', 넷플릭스 '킹덤'까지 한국에서도 좀비물이 많아졌는데.

▶'부산행'은 봤고, '창궐'은 촬영 일정 때문에 못봤다. '킹덤'은 봤다. '부산행'이 좀비 장르를 한국에서 대중화시켰다. 앞선 작품들은 정통파고, '기묘한 가족'은 '강시선생'처럼 풍자다. 전혀 다르다. 난 좀비물에서 현실을 본다. 인간의 욕심이 반작용이 돼 벌어지는 일이니. 좀비를 사람으로 볼지 아닐지, 가족이 좀비가 되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워킹데드'에서 초반에는 그게 중요하지 않았나. 이런 것들이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기묘한 가족'은 그걸 코미디로 푼다.
'기묘한 가족' 주인공 정재영/사진제공=메가박스 (주)플러스엠
-엄지원 김남길 이수경 등 배우들과는 어땠나.

▶정말 좋았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어디 가지 않고 온 동네를 좀비처럼 배회했다. 꼭 점심이면 같이 모였고. 쉬는 날에는 커피숍에서 하루 종일 수다 떨고. 내가 술을 끊은 지 1년 반 정도 됐다. 예전에는 피곤을 술로 잊으려 했다. 그걸 끊으니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도 한 것 같다.

-충청도 사투리야 원래 잘하고, 애드리브는 어느 정도인가. 후시녹음도 제법 있었던 것 같은데.

▶애드리브는 시나리오와 7 대 3, 8 대 2 정도. 현장에서 하는 감정이 담긴 대사들이 영화에 담기길 바란다. 후시녹음으로 할 때는 똑같이 해도 아무래도 그런 감정이 잘 담기지는 않으니깐.

-신선하다는 건 한편으론 낯설다는 뜻이기도 한데.

▶'기묘한 가족'을 신선하다는 이유만으로 한 건 아니다. 신선하다는 위험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래서 슬럼프일 수도 있다. 자신감은 아니고, 그런 걸 택하는 게 내 취향이다. 신선하면 좋다. 그래서 또 하나의 실패작이 탄생할 수도 있지만, 위험성은 늘 반반이다. 작품은 나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니깐. 이 또한 늘 그랬듯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좀비물은 고어하기 마련이다. 피와 살이 난무하고. 그런데 '기묘한 가족'은 여느 좀비물과는 달리 12세 이상 관람가인데.

▶그렇다. 그것도 신선하다. '웜바디스' 같은 좀비 멜로물도 15세 이상 관람가다. 이제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좀비물의 시대다. 5살도 좀비를 알고 대처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좀비는 곧 현실에서 나타난다.(웃음)

-영화 속에서 좀비 가이드가 등장하는데.

▶마니아로서 설정이 좋다. 좀비는 그 작품 속에서 설정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기묘한 가족'에서도 처음 좀비에게 물린 사람들은 잠복기가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물린 사람들은 바로 좀비가 된다. 1차와 달리 2차 간염은 즉각적이다. 어설프게 보이지만 그런 세세한 설정들이 다 담겨있다.

-영화 속에서 좀비에 물려 회춘하려는 사람들은 다 남성이다. 그런데 정재영이 맡은 캐릭터는 굳이 물리려 하지 않는데.

▶그럴 법한 캐릭터다. 의심이 많고 우유부단하지만 한편으론 안 물려도 충분하다. 늦둥이를 볼 정도로. 푸하하. 영화 속에서 족발당수도 직접 소화할 정도였으니깐.

-주유소에서 벌어지는 좀비 난장판은 '주유소 습격사건'도 연상되던데.

▶'좀비 주유소습격사건'으로 제목을 지을 것 그랬나보다. 좀비물은 원래 연상되는 장면들이 많다. 그래야 이물감이 없이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으니깐. 원래 시나리오에선 이 가족들이 악행이 더 많았다. 그걸로 먹고 살았으니깐. 그런데 그러면 너무 비호감으로 보인다고 많이 걷어냈다.

-최근 코미디영화들이 붐인데.

▶그 붐을 탔으면 좋겠다.
'기묘한 가족' 주인공 정재영/사진제공=메가박스 (주)플러스엠
-좀비 마니아로서 '기묘한 가족'의 결말은 마음에 드나. 여느 좀비영화와 확연히 다른 결말인데.

▶그래 보여도 돈이 많이 든 장면이다. 유일하게 서울에서 찍은 장면이니깐. 좀비물 결말로서 백미라고 생각한다. 좀비물의 단점은 대체로 뒤에 있다. 해피엔딩이라고 해도 면역이나 백신 정도다. 그런 점에서 '기묘한 가족' 결말은 굉장히 신선한 발상이다. 이 발상은 할리우드로 역수출해도 될만하다고 생각한다.

-좀비 마니아로서 현장은 어땠나.

▶나도 좀비 장르를 하는구나, 벼르고 있었다. 좀비인 척 연기하는 장면도 있고. 현장에서 좀비들이 움직이는 걸 보니깐 감회가 새로웠다. 이런 날이 나한테도 오는구나. 나는 뭐 (좀비워킹을)연습하지 않아도 툭 치면 나오니깐.(웃음) 정말 좋았다. 그런데 겨울에 촬영해서 좀비 연기를 하신 분들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 좀비니깐 얕은 옷을 입어야 했으니.

-차기작은.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를 찍는다. 영화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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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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