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학생 꿈 이룬 만학도 854명 늦깎이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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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2.20. 오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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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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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21일 초·중 문해교육 이수자 졸업식
만학도를 위한 학력인정 기관인 양원주부학교가 지난해 2월 졸업식을 열었다. 사진은 졸업생들이 하트를 만들며 서로의 졸업을 축하하고 있는 모습./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정금옥(72)씨는 어렸을 때 남들 다 가는 초등학교 문턱도 못 밟았다.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집안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연필 대신 국자나 호미를 들어야 했다. 매일 아침 논밭으로 향하던 정씨는 자신과 달리 등교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부러움에 눈물을 훔쳤다.

커서는 먹고 사는 데 바빴다. 게다가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다. 배울 새가 없었다. 세월 흘러 먹고 살만해지니 잊힌 꿈이 다시 생각났다. 배움의 꿈을 이루려 초등학교 문턱을 밟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학교생활한 그는 나이 70 넘어 첫 졸업장을 받는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오후 2시 서초구 방배동 서울시교육청교육원수원에서 '2018학년도 초·중 학력인정 문해교육 이수자 졸업식'을 연다고 밝혔다.

문해교육은 정규 학교교육 기회를 놓친 성인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자 해득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초·중학교 학력취득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1년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실시해 지난해까지 총 385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해 졸업생은 854명이다. 656명이 초등학교 과정을, 198명이 중학교 과정을 이수했다. 졸업생들은 60대 32%, 70대 50.8% 등 50~80대의 장·노년층이 97%를 차지한다.

초·중 문해교육 최고령 이수자는 영등포구청의 초등학교 과정 졸업생 이순섬씨(92)다. 최씨는 우수학습자로도 선정돼 교육감 표창장을 받는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축하행사도 열린다. 강서도서관 동아리 강서위드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선화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이 전통 춤 공연이 진행된다.

정금옥씨의 자작시 낭송도 볼 수 있다. 정씨는 지난해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최우수상 수상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문해교육기관을 1곳 더 추가해 서울시내 총 77개 기관(초등 62곳, 중학 15곳)에서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100세 시대'를 맞아 성인학습자의 지속적인 학습을 위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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