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레저] 소백산이 끌어안고, 남한강이 보듬은 ‘산자수명의 고장’.. 어딘지 알려줄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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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정도전이 詩 짓던 ‘도담삼봉’ 있쥬,
퇴계 이황이 홀딱 반해 이름 지은 ‘옥순봉’ 있쥬,
숨차유, 아직 안 끝났슈.. 인자 단양팔경 맛뵈기에유
위를 보니 '쪽빛병풍' 굽어 보니 '옥빛물결'.. 충북 단양을 가다
사람들은 단양팔경 중 으뜸으로 도담삼봉을 꼽는다. 도담삼봉 앞에 설치된 대형 액자 조형물과 함께 찍은 사진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사진=조용철 기자
도담삼봉 앞 정도전 동상
단양팔경 제4경 ‘옥순봉’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단양 풍경
단양 온달관광지에 마련된 드라마 세트장
노랗게 물든 산을 배경으로 충주호 호반을 지나는 유람선
【 단양(충북)=조용철 기자】 남한강이 굽이쳐 흐르고 소백산이 병풍처럼 서 있는 충북 단양은 산자수명(山紫水明)의 고장이다. 산수의 고장인 단양은 산과 물이 어울려 만든 자연의 신비를 머금고 있다. 소백산과 남한강 일대 천혜의 자연 속에 단양팔경이 보석처럼 새겨져 있다. 남한강과 소백산이 만들어낸 단양팔경은 찾는 이로 하여금 신선과도 같은 기쁨을 맛보게 한다.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는 단양팔경 유람의 시작인 1경 도담삼봉과 2경 석문을 만날 수 있는 단양의 관문이다.

단양군 대강면과 단성면엔 도담삼봉과 석문을 제외한 단양팔경이 두루 남아 있다. 그중 사인암은 칼로 예리하게 잘라낸 것 같은 50m의 기암절벽으로 이뤄져 있어 위풍당당한 모습에 경관을 압도한다. 고려말 우탁 선생이 사인 벼슬을 맡았을 때 이곳에 자주 머물러서 붙여진 이름인데 암반에 새겨진 장기판에서 신선놀음을 즐겼던 선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세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은 도담삼봉

저녁노을이 남한강 수면에 붉게 뿌려질 때 세 개의 봉우리는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이 곧게 솟아올라 고혹적인 빛을 발한다. 단양팔경 중 사람들이 최고로 손꼽는 도담삼봉이다. 도담삼봉은 처봉, 애를 밴 듯 배가 볼록한 첩봉, 그 사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남편봉 등 세 암봉으로 이뤄졌다.

푸른 남한강 위에 우뚝 솟은 삼봉의 모습은 물안개가 차오르는 새벽이 되면 그 신비스런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낸다. 뽀얀 안개 속의 도담삼봉은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도담삼봉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고려시대 때 원래 강원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에 떠내려와 도담삼봉이 됐는데 이로 인해 단양군은 정선군에 도담삼봉에 대한 세금을 내야 했다. 이를 부당하게 여긴 소년 정도전이 '삼봉이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으니 도로 가져가라'고 하자 그 이후로는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조선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여기서 시를 지으며 쉬어 갔는데 이곳 경치를 너무 좋아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퇴계 이황과 옥순봉에 얽힌 사연

옥순봉과 구담봉 일대는 충주호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경승지로 꼽힌다. 옥순봉은 주로 눈요기의 대상이다. 대부분 유람선을 타고 가며 아래서 완상하길 즐긴다는 의미다. 퇴계 이황이 '비온 뒤 솟아나는 옥빛(玉)의 대나무 순(荀)을 닮았다'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옥순봉'이라고 불린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서로 인근에 있다. 떨어져 있지만 한 몸이나 다름없다. 굳이 구분하자면 행정구역상 옥순봉은 제천, 구담봉은 단양에 속해 있다. 옥순봉은 2시간 가량, 구담봉은 3시간 정도 오르면 된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단양팔경 중에서도 4경과 3경에 해당한다. 그만큼 경치가 빼어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천에 속해 있는 옥순봉이 단양팔경 중 하나가 된 점에는 사연이 깊다. 명종 3년(1548년)에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를 자원해서 부임하게 된다. 단양의 풍경에 매료된 퇴계는 도담삼봉, 사인암 등 단양의 명소들을 찾아 직접 이름을 지어 주던 중 옥순봉에 이른다. 그가 옥순봉의 자태에 매료된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옥순봉이 속한 지역은 당시 청풍(제천의 옛 지명)이었다. 퇴계는 즉시 청풍 부사를 찾아가 옥순봉이 있는 괴곡리를 단양에 양보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한다. 거절당한 뒤 단양으로 돌아오던 퇴계는 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바위 언덕이 단양의 입구라는 뜻)이라는 글귀를 새겨 넣으며 아쉬움을 달랬다고 한다.

■단양여행 필수코스, 만천하 스카이워크

만학천봉 전망대와 집와이어, 알파인코스터 등을 갖춘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최근 단양 여행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해발 320m에 지어진 만학천봉 전망대는 달걀을 비스듬하게 세워놓은 모양의 30m 높이로 보행로를 따라 걷다보면 소백산과 단양강이 어우러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정상에서 삼족오 모양으로 돌출된 하늘길은 고강도 삼중 투명 강화유리로 만들어져 아찔하면서도 단양강의 기암절벽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외줄을 타고 활강하듯 내려가는 집와이어는 만학천봉∼환승장을 잇는 1코스(680m)와 환승장∼주차장까지 2코스(300m)로 구성됐다. 왼쪽에는 단양강, 오른쪽에는 수양개생태공원의 절경이 눈에 들어온다.

만천하 스카이워크를 둘러본 뒤 찾아간 단양강 잔도길에는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남한강 암벽을 따라 잔도가 설치돼 있어 트래킹의 낭만과 짜릿한 스릴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단양강 잔도는 남한강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던 잔도의 한국판으로도 알려졌다. 인근의 이끼터널,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수양개 빛터널 같은 볼거리도 조성돼 있어 관광, 지질, 역사를 아우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온달과 평강의 러브스토리, 온달산성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단양강잔도를 뒤로 한 채 고구려 명장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담겨 있는 온달관광지를 찾았다. 관광지를 감싸고 있는 성산을 900m쯤 오르면 삼국시대 당시 한강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온달산성을 마주할 수 있다. 삼국시대 유물, 우물터, 배수구 등 다양한 유적을 옛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온달산성 아래로는 약 4억5000만년 전부터 생성돼온 것으로 추정되는 온달동굴이 있는데 온달장군의 수련장으로도 전해진다. 온달산성 아래 있기 때문에 온달동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연회색의 석회암 동굴로 동굴 입구가 남한강변에 있어 강물 수위가 높아지면 동굴이 물에 잠기기도 한다. 강물이 동굴 내부를 깍아내려 비교적 단조로운 형태를 보인다. 코끼리상, 부부상, 선녀와 나무꾼을 닮은 다양한 종유석과 함께 아기자기한 석순이 여행객을 기다린다. 온달관광지 안에는 드라마세트장과 민속놀이장, 향토음식점, 온달촌, 온달관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마련돼 있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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