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의 획득했기에 그녀를 용서하자는 주장은 조금 납득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메달의 획득 여부는 '국위선양'에 그닥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메달을 많이 따는것이 국가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죠.
마치 과거 많은 동구권 국가들이 엘리트 교육제도를 이용해서,
과거 올림픽에서 다양한 종목의 메달을 석권하기도 했습니다만,
그 메달의 갯수와 순위가 세계 사회에 미쳤을 영향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단지 국가와 그들이 추구한 체제가 뛰어나다는 대외적인 선전용에 불과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와서는 당시 동구권의 행위는 약물등 기존의 올림픽 정신을 위해한 오명으로 남기도 했구요.
그리고 이 생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한 국가는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참가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하였죠.
김보름 선수가 비판을 받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론적으로는 노력을 하였고, 메달을 획득하였습니다.
개인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얻었습니다. 여기까지만 주목한다면 잘못된 점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그녀가 참가한 팀스포츠 종목에서, 팀 동료의 능력이 부족을 모든 패인으로 돌리며,
본인은 잘했고, 그러므로 모든 패인은 다른 팀원에게 있다고 공식석상에서 비난하는 자세를 보였군요.
협력의 의미를 지닌 팀스포츠에서, 같은 팀을 짓밟는 우월의 자세라니요. 그것도 올림픽에서!
맙소사...
진정한 올림픽의 의미를 잊고있는 자세를 지닌 사람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자리를 가지고 있었다니요.
그리고 협력을 하지 않았던 선수가 누구였는지 망각하는 자세까지 보여주더군요.
국민이 분노한 부분은 아마 이러한 측면이였을 것입니다.
(물론 파벌적인 측면은 제가 잘 모르기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만, 이에 분개하는 국민분들도 계시더군요)
질문자님께서는 그녀가 뛰어난 결과를 성취하였기에 그녀를 용서해주는 것도 좋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좋은 결과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은 단순히 결과만을 가지고 논하기 어려운 장소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이 단순히 올림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질문자님의 말씀대로 국가에 메달을 선물하였기에 용서를 해주는 것이 옳다면
"XXX가 독재자였을 시절 대한민국이 크게 성장했기에, 그의 나쁜 업적을 용서해주어야한다"
"횡령을 저질렀어도 경제만 살리면 만사 오케이"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 했기에, 국정농단 행위를 저질렀어도 집행유예를 선고한다"
와 같이 '국위선양'이라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대의적 명분을 핑계로 다양한 사례들을 용서해 줄 수 있을 듯 하군요.
위의 모든 사례들은 개인이 저지른 악행을 개인의 성과로 보완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들입니다.
또한 위의 사람들 모두 '노력'과 '최선'을 다해 국가에 도움을 주었다는 명분도 가지고 있군요.
그러나 위 과정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약속한 하나의 공정한 규율을 무시하는 모순을 범합니다.
이러한 행위가 과연 옳다고 볼 수 있을까요?
오히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사회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더 큰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가요?
일부 분들은 그럼 왜 다른 사회적인 사건에 분개하지 않고, 일개 선수 한명에게 이렇게 매서운 폭격을 쏟아내는 것이냐는 질문도 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아마도 공인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다른 글을 잠시 인용하자면,
이 칼럼을 참고해서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은 스포츠스타와 같은 공인에게는 너무 가혹한 잣대를 지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동감할 뿐 그 이상의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아마 국민들이 정치계보다는 더 익숙하고, 더 자주 매체에 노출되는 인물들에게 더 쉽게 분개를 하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점은 우리 모두가 바꾸어 나가야 할 내용이겠지요.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결과를 무시하는 것이냐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과정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본인이 뛰어한 결과를 이룩한 경험이 결여되어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 또는 단순히 너의 능력이 부족해서 질투심에 그런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뛰어난 결과를 이루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위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간과하는 것이 바로, 그 결과를 이룩하기까지의 과정입니다.
모두가 출발선상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가장 앞에서 달리는 사람이 항상 1등일 수는 없습니다.
뱀의 머리 바로 위에는 꼬리가 있는것이 아니듯,
사람의 입 바로 뒤에 항문이 달린것이 아니듯,
과정이 없이는 어떠한 것도 설명을 할 수 없습니다.
올림픽은 우월의 여부만 가리는 곳이 아닙니다.
올바른 스포츠맨쉽과 공정한 규칙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쟁, 그리고 협력등을 모두 경기 속에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위대한 '과정'을 통한 성취를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그녀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그녀가 뛰어난 결과를 가지고왔기에 용서를 해주어야한다기 보다는
그녀가 진심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태도와 인성에 대한 반성과 발전의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 누구나 그녀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드릴수 있을 것입니다.
메달의 획득 여부와는 관계 없이 말이죠.
그러나 그녀가 본인의 행동에 대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용서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지난 기자회견에서, 그녀가 모든 내용을 전략의 실수였다고, 올림픽 성적에 대한 측면에만 시선을 돌려 상황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인것 처럼 말이죠.
또한 그녀를 뛰어난 성적을 내었기에 용서해주어야한다는 사람들도
언젠간 본인이 약자가 되어 이러한 상황을 겪어 본인도 같은 일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를 재생산하는데 그치겠죠.
글 재주가 많이 부족해 두서없고, 논리력도 떨어져
제 생각이 잘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루 빨리 사건 당사자들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이 사건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8.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