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계획하고 있다면… ‘난소기능’부터 체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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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2.26. 오후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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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강대로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 센터에서 김혜옥 난소 저반응 클리닉 교수가 여성 환자에게 난소 기능 저하 시의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 차병원 제공


- 만혼 등 영향 난임 환자 증가

난임 중 5~20% 난소기능저하

가임력 35세부터 급격 감소

양쪽 난소 난포 개수 5개미만

AMH 1.2ng/㎖ 이하때 판단

생리양 줄거나 불규칙땐 의심

음주·흡연 등 생활습관 영향

육식보단 생선·채소섭취 좋아

난자보관·시험관 시술 고려를


해가 갈수록 결혼 및 출산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2.9세·여성 30.2세다. 20년 전인 1997년 남성 28.6세·여성 25.7세보다 4년 정도 늦어졌다. 덩달아 초산 연령 또한 1997년 26.9세에서 2017년 31.6세로 4년가량 늘어났다. 문제는 혼인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난임으로 고통받는 이들 또한 증가한다는 점이다.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난소의 기능이 저하돼 임신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최근에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잘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난소기능저하’가 대표적이다. 난소기능저하는 동일 연령 대비 난소의 기능이 매우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전체 난임환자의 5∼20%를 차지한다.



김혜옥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난소 저반응 클리닉 교수는 26일 “국내는 물론 최근 서울역센터를 방문하는 외국인 난임 환자 중에서도 난소기능저하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난소기능저하는 개인이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당장 임신이나 출산 계획이 없더라도 난소 기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나이는 물론 환경적 영향도 = 여성의 가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나이’다. 대한가임력보존학회에 따르면 여성의 가임력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에 최고점에 달한 뒤 35세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한다. 40세 이상 여성의 임신 가능성은 한 주기당 약 5%까지 떨어진다. 여성은 태어날 때 약 200만 개의 난자를 보유하는데, 사춘기에 30만∼50만 개로 줄어든다. 이후에도 꾸준히 감소한다.

특히 35∼37세부터 난자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난소의 기능 또한 크게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난소기능저하’라고 부른다. 의학적으로는 생리 초기 초음파 검사를 통해 양쪽 난소의 난포 개수가 5개 미만이고, 항뮬러관호르몬(AMH) 수치가 1.2ng/ml 이하일 경우 난소기능저하로 판단한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난소의 기능이 저하된 여성도 있다.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표적으로 음주나 흡연,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치료가 난소기능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는 조기검진으로 난소 질환이 발견돼 난소종양의 수술을 받거나 기타 다른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난임 중 20% 정도가 난소기능저하 = 난소기능저하는 임신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전체 난임환자 중 난소기능저하에 속하는 경우가 5∼20%로 알려져 있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통계에서도 지난 3년간 전체 난임 환자 중 40%가 난소기능저하로 진단받았다. 김 교수가 2018년 대한생식의학회 발간 국제학술지 CERM(Clinical and Experimental Reproductiv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다른 난임 요인이 없는 35세 미만 젊은 난임 여성의 경우 난소의 기능이 동일한 연령 대비 5% 미만으로 감소될 때, 자연 임신 성공률이 크게 떨어졌다. 자연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정상 난소기능을 보이는 여성보다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AMH 수치가 5% 미만으로 매우 낮은 이들은 임신 성공률이 27.6%에 불과했다. 이는 정상그룹(AMH 수치 25∼75%)의 43.9%나 다소 낮은 이들(AMH 수치 5∼25%)의 41.3% 대비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검사 통해 가임력 보존 = 생리 양이 감소하거나 주기가 불규칙해질 경우, 또는 생리가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난소기능검사를 통해 난소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게 좋다. 검사 결과 난소기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면 임신 계획이 있을 경우 빠른 임신을 시도하는 게 좋다. 만일 배우자가 없는 여성은 시험관 아기 시술 방법을 이용해 젊은 시절의 성숙난자를 보관하는 방법이 있다. 난소종양 수술 또는 항암치료 등이 예정돼 있는 경우에도 사전에 검사를 통해 난소기능을 파악한 뒤, 치료 후 기능 저하가 예측되면 성숙난자를 보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평상시 식단은 고기 위주가 아닌 생선·올리브유·콩·채소 등으로 구성하면 난소기능저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도 예방에 좋다. 비타민 D나 엽산, 코엔자임 Q10 등의 건강보조식품은 난자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또한 임신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절망 혹은 우울에 빠지기보다는 치료를 통해 임신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필요하다”며 “난소기능저하의 경우 시험관 시술 시 배아를 모아서 이식함으로써 임신 성공률을 10% 이상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 외에도 난자세포질내 정자주입술, 보조부화술 등 맞춤형 진료를 통해 임신 및 출산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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