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아빠 까바르 자카르타] 이다영의 성장통, 국대 주전세터 안착 위한 과정일 뿐

입력 2018-08-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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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배구대표 이다영. 스포츠동아DB

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여자배구대표팀의 목표는 2회 연속 금메달이다. 문제는 2014인천AG와 달리 라이벌 국가인 중국, 일본과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점이다. 주팅(터키 바키프방크)의 강타를 앞세운 중국, 나가오카 미유(히사미츠 스프링스)의 파괴력과 빈틈없는 수비가 일품인 일본 모두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1.5군급 선수들이 출전했던 인천 대회와 다르다. 그만큼 대표팀의 부담도 커졌다.

큰 경기일수록 세터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승부처에 공격수를 선택하고, 전체적인 리듬을 살리는 것도 그 일부다. 대표팀의 세터는 이효희(38·도로공사)와 이다영(22·현대건설)이다. 인천 대회 때와 같은 구성이지만, 4년 전과 비교해 기량이 급성장한 이다영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180㎝의 장신인 이다영은 전위에 포진했을 때 블로킹과 기습공격 등으로 득점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차 감독이 21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3-1 승리) 3세트부터 이다영을 투입하며 활용도를 높이려 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의 시험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끌려가는 경기를 했고, 결국 3세트 중반 다시 이효희와 교체됐다.

이다영과 팀을 모두 살리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차 감독이 “좋은 상황이 나왔어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워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아직 볼 배급에 있어선 (이)효희가 분명히 안정감이 있다. 일단 초반에는 효희를 먼저 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좋은 세터의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안정감이다. 안정적인 토스를 위해선 국제대회가 갖는 무게감을 이겨내는 게 우선이다. 이는 경험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다영은 스스로 “3세트에 먼저 나간다고 생각하지 못했기에 코트에 들어간 뒤 긴장도 됐다. 언니들과 매끄럽게 호흡을 맞추지 못했는데, 내가 더 잘했어야 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자책했다.

이다영은 지금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향후 대표팀의 야전사령관을 맡아야 하는 그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다. 22세의 젊은 나이와 잠재력, 빠른 성장세를 고려하면 그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수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배구인은 “세대교체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지금의 추세로는 2020도쿄올림픽과 2022항저우AG 때도 베테랑 세터를 써야 할 판”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다영이 대표팀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라는 의미로 읽혔다. 지금의 성장통은 이다영이 대표팀 주전세터로 도약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대표팀과 소속팀 선배 양효진(29·현대건설)은 “그래도 연습 때 다영이와 잘 맞춘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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