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건설사 불법 구제' 진실 공방…야당, 총리 사퇴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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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08.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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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최대 건설업체 SNC-라발린의 뇌물범죄 구제와 관련한 외압 여부를 둘러싸고 총리와 전 법무 장관의 진실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야당이 총리에 대한 사퇴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7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SNC의 기소유예를 종용한 압력 행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사태가 내각 내 당사자들 간 '신뢰의 손상'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외압을 폭로한 뒤 내각을 떠난 조디 윌슨-레이볼드 전 법무부 장관과 SNC 문제를 다루었던 총리실 사이에 싱호 신뢰가 무너졌던 것 같다며 "총리로서 이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의 회견은 전날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총리실 게리 버츠 선임 비서관이 출석해 SNC 문제에 대해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에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 진실 공방이 부각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날 트뤼도 총리 역시 압력 행사를 부인하면서 대신 소통 방식의 문제를 강조하는 것으로 해명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트뤼도 총리가 회견에서 직접적 사과나 유감을 표명, 사태 수습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으나 그가 사과하지는 않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그러나 자신의 각료와 열린 대화를 통해 내각의 리더로서 더 나은 직무 수행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것들이 모두 내가 반추해야 할 일로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은 지난달 SNC 사건을 기소유예로 처리토록 트뤼도 총리와 내각 핵심 인사들로부터 지속적인 압력을 받아 왔다며 장관직을 사퇴, 파문이 일었다. 그는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관련 면담과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이어 트뤼도 총리의 신망을 받던 여성 각료 제인 필포트 재정위원장도 내각에 신뢰를 잃었다며 각료직을 사임해 트뤼도 총리를 정치적 위기에 몰아넣었다.

SNC-라발린은 캐나다 최대의 종합 건설·엔지니어링 회사로 지난 2001~2011년 리비아에서 공사 수주를 위해 정부 관리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2015년부터 검찰 수사를 받아 왔다.

해당 법에 따라 SNC가 기소에 이어 형사 처벌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정부 발주 공사 참여가 금지되며 이는 회사 존폐에 치명적 타격이 될 수 있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퀘벡을 대표하는 대형 기업으로, 퀘벡은 선대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 이래 트뤼도 가문의 정치적 고향이다.

야당 측은 이날 트뤼도 총리가 사건을 호도한다고 비난하며 총리직 사퇴와 당국의 수사, 공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앤드루 쉬어 대표는 트뤼도 총리의 회견을 "부패를 정당화하고 정상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규정하고 "진짜 신뢰의 손상은 트뤼도 총리와 캐나다 국민 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트뤼도 총리가 '거짓된 진지함으로 가득 찬 가짜 행동'을 펴고 있다며 총리직 사퇴와 연방 경찰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신민주당 재그밋 싱 대표는 총리가 파문에 대해 사과하지도 않고 성실하지도 않다며 "국민과의 신뢰가 손상됐다"고 주장한 뒤 공개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는 "캐나다 국민은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의 상세한 증언을 더 믿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하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 [AFP=연합뉴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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