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면 학교 앞 문방구 풍경이 떠오른다. 연필 지우개 볼펜 필통 크레용 색연필 공책 풀 자 가위 칼 압정 호치키스(스테이플러) 클립 수첩 일기장이 선반마다 빼곡했다. 전과 지구본 실내화 체육복은 물론 가짜 손목시계, 허접한 선글라스도 취급하는 만물상이었다. 원고지 펜촉 잉크 먹지 책받침 편지지 찰흙 주판은 요즘 아이들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할 만한 골동품 문구류다. 방과 후에 삼삼오오 몰려가면 신기한 장난감과 오락거리가 있었다. 주전부리까지 해결할 수 있어 아이들의 사랑방이자 놀이방이었다. 학교 앞 문방구가 사라지고 있다. 학용품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문구 코너에서 구입한다. 알록달록 새콤달콤하던 추억의 공간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글·사진=유동현 인천이야기발전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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