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커 펀치

전 게임 동영상을 아주 좋아합니다.
게임을 잘 하지도 못하지만 그냥 동영상이 마음에 들어서 수도 없이 돌려봤던 때도 많죠.
하지만... 극장용 영화에서 게임 동영상과 똑같은 화면을 봤을때는 기분이 좀 묘해집니다.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예요.

[써커 펀치]는 아주 탁월한 네 개의 동영상을 제공합니다.
퀄리티나 화질면에서는 극강이지만 연출이나 구성면에서 게임 동영상과 어떤 차별점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영상을 활용하는 방법까지도 게임과 똑같습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중간중간에 나오는 데모영상 형식으로 보여주죠.

그래도 게임과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게임의 경우 동영상이 아니라 스토리를 진행해가는 과정 자체가 알짜라는 겁니다. 동영상은 게임을 제대로 진행한데 대한 보상일 뿐이죠. 그런데 [써커 펀치]는 동영상이 나오는 사이사이에 진행되는 스토리가 볼 게 없습니다. 오로지 동영상만 보라고 만든 영화같아요. 그럴 거면 좀 짧게나 만들던가... 두시간 가까이 되는 긴 시간을 간헐적으로 멋진 동영상이 나오는 것에만 의지해서 지탱해야 하는 거죠.
[써커 펀치]의 동영상도 보상이라면 보상입니다. 지루한 시간을 참아준 것에 대한...

그럼... 영화의 알짜배기인 그 동영상들이 한시간 반쯤 되는 지루함을 참아줄 정도로 만족감을 줬냐하면... 저한테는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볼만하긴 했지만 남들은 흉내도 못낼 정도로 독보적인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볼만한 영상이었죠.
그리고 전 지금도 여전히 잭 스나이더의 액션에서는 아무런 박력을 못느끼겠습니다. 그냥 이쁜 그림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만 받을 뿐이예요.(그것도 나쁘지 않긴 하지만^^)
뭐 어쨌든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다만 좀 더디게 간다고 느꼈을 뿐이예요.)




-60년대 소녀의 머리 속이 온통 21세기 오타쿠 남성이 떠올릴법한 이미지들로만 가득차 있었다는 건 조금 거시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