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성접대 연루 의혹 김학의 법무차관 사퇴

정제혁·박홍두 기자

경찰, TF 꾸려 수사 확대… 동영상 확보·현장 조사도

건설업자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학의 법무차관(56·사법연수원 14기)이 21일 전격 사퇴했다. 김광준 부장검사 뇌물수수 사건, 검사의 피의자 성추행 사건의 여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터진 이번 일로 검찰은 또다시 도덕성에 상처를 입게 됐다.

김 차관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잇달아 보도되고 일부 언론에서 실명을 공개하는 상황에 이르자 이날 오후 사표를 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수리할 방침이다.

건설업자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학의 법무차관이 21일 사표를 제출한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차에 타고 있다. | 한국일보 제공

건설업자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학의 법무차관이 21일 사표를 제출한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차에 타고 있다. | 한국일보 제공

김 차관은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지만 저의 이름과 관직이 불미스럽게 거론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저에게 부과된 막중한 책임을 수행할 수 없음을 통감한다”며 “더 이상 새 정부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직을 사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확인되지도 않은 언론 보도로 인해 개인의 인격과 가정의 평화가 심각하게 침해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면서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 반드시 진실을 밝혀,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성 접대 제공자로 지목된 건설업자 윤모씨(52)에 대한 내사를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성 접대가 이뤄진 장소로 의심받고 있는 강원도 별장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또 윤씨 등 사건 관련자 3명을 출국금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윤씨의 강원 원주시 별장에서 김 차관을 직접 성 접대했다는 여성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다른 여성도 김 차관이 성 접대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 접대 동영상으로 보이는 영상물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에 윤씨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한 여성 사업가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파일 형태의 짧은 동영상 1편에 대한 분석 작업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동영상에 나오는 장소가 윤씨의 별장인지, 등장인물이 유력 인사들인지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윤씨가 건설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윤씨는 수십억원 규모의 모 병원 건물 증축 공사와 경찰교육원 체력단련장 공사를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던 건설업체가 따내도록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고위 간부와 해당 병원장은 별장에 초대를 받아 다녀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진 인력을 나눠 각각 윤씨가 수주한 공사와 관련된 현장에 보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작업을 했다.

경찰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와 범죄정보과를 주축으로 경제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대, 광역범죄수사대 등의 요원을 파견받아 ‘성 접대 의혹 사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수사팀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윤씨를 소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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