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까지…” 김학의 사퇴에 검찰·법무부 ‘망연자실’

조미덥 기자

“왜 미리 체크하지 못했나” 부실한 검증에 아쉬움

“경찰·언론 피의사실 공표” 일부에선 김 차관 옹호도

21일 성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사직 의사를 밝히자 법무부와 검찰에는 격앙과 탄식이 교차했다. 일선에서는 취임 후 일주일도 안돼 불거질 문제를 미리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이렇게 실명과 사진이 다 알려진 상황에서 제대로 일을 하실 수 있었겠나”라며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관이 되기 전부터 소문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왜 이런 문제를 사전에 체크하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일선 검찰청의 한 고위간부는 “지난해 검사의 뇌물, 성추문 사건에다 하극상의 검란까지 겪었는데, 다시 이런 일이 불거지다니 20년 이상 검사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괴롭다”고 심경을 밝혔다. 서울의 다른 부장검사는 “안 그래도 검찰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좋지 않은데,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법무부의 한 간부는 “하루 종일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일을 했다”며 “오후 늦게 사퇴 소식을 듣고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을 옹호하면서 경찰과 언론의 피의사실 공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부장검사는 “아직 수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론에 얼굴과 함께 실명이 나가고, 수사기관이 혐의사실을 흘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다른 간부는 “더 이상 정부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물러나긴 하지만, 본인은 끝까지 ‘정말 결백하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언론 인터뷰에도 건설업자가 성 접대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또 다른 법무부 관계자는 “(성 접대)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이 그분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며 “성 접대를 받은 것이 아니라면 사직한 후라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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