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차갑고, 갇혀있는 공간으로 생각됐던 학교가 이제는 ‘편안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했어요.” (양천구 서울영상고 2학년생)
“스트레스 프리 존은 10점 만점에 9점. 만점이 아닌 이유는 ‘왜 이제야 생겼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서울시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손잡고 시내 학교에 마련한 ‘청소년 스트레스 프리 존’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는 학생들이 음악을 듣고 향을 맡으며 정신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스트레스 프리 존을 6개 학교에 조성했다고 11일 밝혔다.
|
|
서울창신초등학교와 서울영상고 등 6개 학교에 조성된 청소년 스트레스 프리 존. 서울시 제공 |
스트레스 프리 존은 기존 ‘성냥갑 교실’과는 확연히 다르다. 빈 교실 2.5개 크기(193㎡)에 조성된 공간들은 따뜻한 색감에 널찍한 마루, 곡선 디자인 등을 적용해 카페처럼 편하고 정감 있다. 내용물도 알차다. 우선 유칼립투스, 레몬라벤더 등의 향을 맡으며 어깨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 중·고교에서는 벅스 뮤직 이용권과 헤드셋을 비치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음악은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색색의 조명으로 치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색상판에서 본인이 원하는 조명색을 선택하면 된다. 심신 이완에 도움되는 요가, 스트레칭을 할 만한 공간도 구비됐다. 또 캘리그래피, 자수 등에 몰입하거나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떨칠 수 있도록 했다. 태블릿 PC를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우울증 정도를 진단할 수 있는 공간이 함께 마련됐다.
서울시는 공간 조성 과정에서 학생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학생들이 ‘쉬고 싶을 때 갈 만한 곳’ ‘항상 앉아 있어야 하니 기대거나 누울 수 있는 곳’ 등의 바람을 제시함에 따라 온돌 마루를 만들었다.
|
시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앞으로 전국 학교로 이 사업을 확산할 계획이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시에서 개발한 디자인 모델이 효과를 인정받아 비정부기구와 기업 등 외부의 자발적 후원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프리 존 사업은 민·관 협력 체계의 모범적 사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