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맛이나 품질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재미와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느냐가 이들 펀슈머들이 제품을 선택하고 또 입소문을 내는 기준이 된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식품업계에서 펀슈머에 대한 마케팅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엉뚱한 맛의 조합에서 위트있는 네이밍과 패키지 디자인, 생각지도 못했던 색다른 레시피나 먹는 법까지 소비자들의 펀(FUN)심(心)을 잡기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펀슈머 마케팅의 성공의 열쇠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바이럴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레시피를 개발해 공개한다고 해도, 쉽게 따라하고 공유하기 어렵다면 폭발적인 바이럴을 끌어내지 못하고, 금세 관심이 사그러든다. 요즘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펀슈머 마케팅이 대세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펀슈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재미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프링글스는 다양한 맛의 프링글스 제품을 골라 담아 할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대형 마트에서 펼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발견한 꿀조합을 찾는 SNS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추수감사절을 맞아 3가지 맛의 미니 프링글스 캔으로 구성된 ‘로스트 터키’ 꿀조합이 한정판 상품으로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고 하니, 국내에서도 색다른 프링글스 꿀조합이 제품으로 탄생하는 것을 기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1984년 출시되어 올해로 35살을 맞은 고래밥은 제품만큼이나 익숙한 패키지속 고래 캐릭터 ‘라두’가 등장하는 게임을 출시했다. 고래, 상어, 거북이, 새우 등 바다 동물들을 캐릭터로 만든 태생부터 ‘펀’을 컨셉으로 한 제품인 만큼 색다른 펀슈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고래밥: 버블샷’이란 이름의 버블슈터 장르 게임으로 같은 색 버블 3개를 연결하면 사라지는 룰을 바탕으로 버블속에 갇혀 있는 스타피들을 모두 구출해 미션을 완료하면 된다. 이 게임은 142개국에 11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추천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래밥 게임을 하면서 고래밥을 먹는 재미가 소비자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라인언이 좋아하는 치즈볼을 나도 같이 맛보는 재미를 누리고 싶다면? 카카오에서 론칭한 ‘선데이치즈볼’을 찾으면 된다. 고래밥은 캐릭터가 게임이 되었다면, 선데이치즈볼은 거꾸로 캐릭터가 스낵이 된 것. 라이언의 시그니처 힐링 아이템인 ‘치즈볼’을 실제 스낵 제품으로 만들어 제품의 출생부터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된다. 뿐만 아니라 제품 뒷면에는 오리지널, 허니버터, 믹스치즈, 칠리등 각 맛에 해당하는 ‘치즈볼 라이언 요정의 시크릿 스토리’ 카툰이 인쇄되어 있어 보는 재미까지 더해준다. 안쪽에는 캐릭터 스티커도 들어있어 모으는 재미까지 있다.
대세 개그맨 이영자가 스키장이 바라보이는 테라스에서 우아하게 커피잔을 들자, 출연진들이 커피CF가 들어오겠다며 호들갑을 떤다. 최근 방영된 올리브TV의 예능 밥블레스유의 한장면이다. 하지만 그 커피잔 속에는 커피가 아닌 좀 전에 끓인 라면국물이 담겨있었다는 것이 반전. 라면을 끓이지 않아도 쉽고 재미있게 라면 국물을 즐길 수 있도록 출시된 제품이 있다. 팔킨 라면 국물은 컵에 티백을 넣고 30초가량 우리기만 하면 되는 제품이다. 이 제품 안내문구에는 ‘라면티백을 사놓으면 여행갈 일이 생깁니다’ 라는 위트있는 멘트를 더해 펀슈머들의 눈길을 한번 더 사로잡고 있다.
롯데제과의 장수과자 ‘빠다코코낫’은 ‘앙빠’ 만들기가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팥앙금과 버터를 넣은 빵인 ‘앙버터빵’이 인기를 끌면서 빵 대신 빠다코코낫을 사용한 ‘앙빵’ 레시피가 소셜미디어에서 퍼진 것이다. 그러자 롯데제과는 발빠르게 제품 패키지 뒷면에 ‘앙빠’ 레시피를 추가했다.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새로운 레시피를 경험할 수 있어, 젊은 펀슈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편도욱 기자 toy1000@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