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불법 촬영? ‘권력 유착’ ‘그릇된 성인식’이 진짜 문제 [김현주의 일상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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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16. 오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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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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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게이트’ 권력기관과 유착 의혹 갈수록 짙어져 / 민갑룡 “경찰의 명운 걸고 수사할 것”…시민들 “‘뒷북수사’ 믿을 수 있을까?” 의혹 어린 눈길 /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경찰총장’? 본청 소속 총경급 인사인 것으로 알려져…참고인 신분 소환 조사받아 / 추락한 명예·신뢰를 되찾으려면 한 점의 의혹도 남겨선 안돼…제 식구 유착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 막론하고 엄히 다스려야 /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정답지’ 넘겨받은 檢, 추이 살피며 직접 수사여부 결정할 듯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클럽에서 벌어진 고객 폭행 사건을 계기로 일부 연예인의 위법·탈법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들 주변에서 연일 터져 나오는 마약, 탈세, 성접대, 몰래카메라(몰카) 등의 소식은 가히 충격적인데요.

여기에 경찰 등 힘센 권력기관과의 유착 의혹까지 갈수록 짙어지면서 단순 폭행 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버닝썬 사태가 '게이트' 수준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관련 키워드가 연일 주요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국민들의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일부 연예인과 부유층의 일탈을 끝까지 추적해 정의를 세워달라"고 경찰에 거듭 주문했습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의 명운을 걸고 '버닝썬 게이트'를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는데요.

경찰 수장의 이같은 다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국민이 별로 없다는 현실을 경찰은 뼈아프게 직시해야 합니다. 갈수록 게이트 주역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지난 12일 미국에서 항공편으로 귀국한 정준영을 공항에서 긴급체포해 핵심 증거물인 휴대폰을 압수하지 않은 것을 놓고 시민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문가들조차 경찰의 대응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물론 경찰은 미체포 사유로 '법적 요건 미충족'을 내세웠지만, 3년 전 성관계 '몰카'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된 정준영이 핵심 증거물인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버티자 사건이 결국 '혐의없음'으로 끝나버린 사실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승리가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버닝썬도 연예인과 상류층 자제들이 대마초와 물뽕 사용, 성추행과 성폭행 등을 저지른 일종의 아지트였지만 그간 경찰 단속이나 수사에 제대로 적발된 적이 없었습니다.

되레 클럽 직원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 시민을 사실상 경찰의 묵인하에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씁쓸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버닝썬에 투자한 호텔 대표가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는가 하면, 한 전직 경찰관은 클럽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 뒤를 봐준다"는 대화록까지 공개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요. 물론 이보다 한참 낮은 총경급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직급을 떠나 경찰도 이번 게이트의 공범 아닌 공범인 모양새입니다.

오죽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제보자가 제출한 정준영과 승리의 성관계 몰카 및 성접대 의혹 관련 자료를 해당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아닌 대검에 넘겼을까요? 경찰은 유착 의혹과 관련해 그동안 드러난 사실과 정황만으로도 부끄러워합니다.

추락한 명예와 신뢰를 되찾으려면 민 청장의 다짐대로 버닝썬 게이트를 끝까지 파헤쳐 한 점의 의혹도 남겨선 안 됩니다. 만약 제 식구 유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히 다스려야만 국민들에게 '수사권 조정' 등을 요구할 자격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정준영(30) 등이 속한 이른바 '승리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거론된 '경찰총장'은 경찰청장이나 검찰총장이 아닌, 이보다 직급이 한참 아래인 총경급 인사인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경찰은 유착 의혹을 받고있는 총경급 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는데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본청 소속 A 총경을 불러 조사한 뒤 15일 오후 11시30분경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상부에서 내 선에서 끝내라는 지시받고 왔냐?” A 총경 “절대 그런 일 없다”

흰색 마스크를 쓰고 나온 A 총경은 '수사를 무마해준 적 있느냐', '윗선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직에 누를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정준영은 모른다. 나중에 밝혀질 거다"라며 취재진을 피해 서둘러 택시를 타고 떠났습니다.

A 총경은 조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어떤 기자분이 상부에서 내 선에서 끝내라는 지시를 받고 왔느냐는 아주 듣기 거북하고 반박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을 했다"며 "결코 그런 일이 없다는 점만은 밝혀 드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 총경을 상대로 승리, 정준영 등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이들이 연루된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총경은 일선경찰서 서장으로 근무하거나, 경찰청이나 지방경찰청에서 과장급 실무를 담당하는데요.

사정기관에 따르면 승리와 정준영 등은 경찰 조사에서 "경찰총장이란 사람은 총경급 인사"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경우 총경은 31개 경찰서 중 인구가 많은 강서서와 송파서를 제외한 29개 경찰서의 서장을 맡고 있습니다. 강서서와 송파서 서장은 총경보다 한 계급 높은 경무관입니다.

앞서 이들의 카톡방을 공익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찰총장'과 문자를 나눈 인물은 유씨라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해당 메시지를 전송한 인물을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총장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직함입니다. 경찰의 수장은 '경찰청장'이고, 검찰의 수장은 '검찰총장'으로 불립니다.

이를 둘러싸고 당시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검찰총장 등의 실명이 거론되며 유착 의심을 받았지만 결국 '총경'이란 단어를 잘못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총장’도 ‘검찰총장’도 아니다?” 경찰, 본청 소속 ‘총경급’ 인사 참고인 조사

승리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에 휩싸인 가수 정준영이 각각 16시간, 21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받고 15일 귀가했습니다.

전날(14일) 오전 10시경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한 정준영은 15일 오전 7시7분경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조사에서 성실하고 솔직하게 진술했고, '황금폰'도 있는 그대로 제출했다"며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톡 대화 내역 중 경찰총장이 누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조사를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는데요.

정준영은 "불법촬영 혐의를 인정하느냐", "경찰 유착 의혹이 사실인가" 등 이어진 질문에는 답을 피한 채 준비된 차량에 올라타 경찰서를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현재 정준영은 승리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준영은 2015년 말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면서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피해자가 1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정준영이 올린 영상이 상대방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당 영상이 촬영·유포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습니다.

◆’봐주기 수사’ 뿔난 시민들 “물타기·꼬리 자르기 하지 마라”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전날 오후 2시경 경찰에 출석한 승리는 16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받고 15일 오전 6시14분경 귀가했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승리는 취재진에게 "성실히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며 "오늘부로 병무청에 정식으로 입영 연기신청을 할 예정이다. 허락만 해 주신다면 입영 날짜를 연기하고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조사받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15일 승리가 입영연기를 신청할 경우 신중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입영연기 신청이 들어오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들어오면 사유를 볼 것"이라며 "우리가 판단할 수 없으면 법률자문도 받고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승리 측 변호사는 "새롭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승리는 "버닝썬 실소유주가 맞느냐", "공개된 카톡 내용이 조작되었다고 생각하느냐" 등 이어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준비된 승용차로 경찰서를 빠져나갔습니다.

승리의 경찰 출석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이달 10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됐는데요.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접대 자리가 만들어졌는지, 이 자리에 여성들이 동원됐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승리와 정준영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모두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다만 이들이 제출한 휴대전화는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일이 벌어진 2015∼2016년 당시에 쓰던 휴대전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15일 오후 정준영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는데요.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로부터 휴대폰을 임의제출받았지만, 또 다른 휴대폰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 설명했습니다.

전날(14일) 경찰에 소환된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도 승리보다 앞선 15일 오전 6시경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씨는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는데요. 그는 본인 스스로 공인이 아님을 강조하며 포토라인에 서는 것을 거부했고, 기다리던 기자들의 눈을 피해 비밀스럽게 경찰 조사실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승리, 정준영 등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경찰 고위 인사가 자신들의 뒤를 봐주는 듯한 대화가 오가는 것을 확인, 이들을 상대로 경찰 유착 의혹에 관해서도 조사를 벌였습니다.

경찰은 조사 대상자들로부터 '최고위직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해 정확한 대상자와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경찰, 정준영 주거지 압수수색 “또 다른 휴대폰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를 의뢰한 경찰 유착 의혹 및 불법 영상 촬영·유포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습니다. 직접 수사 여부는 추후 결정될 예정인데요.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14일 승리와 정준영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추후 담당 부서와 직접 수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1일, 정준영 성관계 동영상 촬영·유포 및 경찰과 유착 정황 등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메시지 자료를 대검에 넘기면서 수사를 의뢰했는데요.

다만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것인지 여부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결정할 예정입니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14일 버닝썬과 관련한 공익·부패신고 내용에 대해 "경찰 유착 관계, 부실수사, 동영상 유포, 성범죄 관련 내용들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고자가 제출한 증거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 건은 검찰에 보내는 게 타당하다고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권익위가 해당 사건을 검찰에 이첩 형식으로 수사 의뢰한 것은 신고 내용에 언급된 혐의의 신빙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익위는 공익·부패행위 신고가 들어올 경우 자체 조사를 거쳐 수사기관에 이첩 또는 송부할 수 있는데, '이첩'은 혐의의 신빙성이 높아 시급한 처리가 필요할 경우에, '송부'는 혐의의 신빙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경우에 진행합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사안의 경우 사회적 이목이 워낙 집중돼 있고, 증거자료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한 부분들이 있어 신속히 처리하게 됐다"며 "실체적 진실에 관해선 검찰이나 경찰에서 밝힐 것이고, 권익위는 부패·공익신고자를 보호한다는 고유의 소관 업무를 충실히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준영의 황금폰’ 검·경 2016년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이른바 '정준영의 황금폰' 복원을 작업했던 사설 포렌식업체가 작년 정준영의 휴대전화에 담긴 성관계 몰카 등 정보를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USB를 확보해 수사에 착수하려 했지만, 검찰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하면서 사실상 정준영 몰카 수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작년 11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정준영이 성관계 영상을 촬영·유포하는데, 이런 영상을 서울 강남 지역에 있는 한 사설 포렌식업체가 USB에 보관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이 업체는 최근 정준영 성관계 몰카 유포 사건이 터지면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압수수색을 벌인 곳입니다.

지난해 12월 초 경찰은 서울중앙지검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USB를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은 피해자 특정이 되지 않았다며 해당 포렌식 업체 관계자를 불러 동영상 존재여부를 확인하라면서 영장을 반려했습니다.

서울청 지수대는 이 포렌식 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고, 'USB에 정준영의 동영상이 담겨 있다'는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이 관계자에게 USB 임의제출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경찰은 USB 확보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했지만 또다시 기각됐습니다. 2016년 서울 동부지검에서 무혐의 처분한 정준영 여친 몰카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라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기각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준영 성관계 몰카는 물론 빅뱅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확보하고자 해당 포렌식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경찰은 이 업체가 정준영 영상 등을 보관해온 배경 등도 살펴볼 방침입니다.

정준영이 성관계 몰카를 유포한 불법 행위와 별도로 이 포렌식업체가 정준영 휴대전화 복구작업을 완료한 뒤로도 관련 정보를 삭제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로 현행법상 불법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이 업체에서 정준영 휴대전화 자료가 유출돼 외부에 드러나게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준영 휴대전화 복구 의뢰부터 업체의 포렌식 처리, 자료 보관, 삭제 및 유출여부 등 유통 경위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정준영 휴대전화에 담긴 성관계 몰카 등이 대가 없이 공익 제보 등 목적에 사용됐다면 위법성이 없어진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어서 수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유착 의혹’ 경찰 아닌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분위기…檢 일단 지켜볼 듯

검찰이 이번 사태로 촉발된 유명 연예인, 경찰의 유착 의혹을 직접 수사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검경 수사권 조정에 이번 수사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경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입니다.

만약 검찰이 이번 버닝썬 사태에 대해 직접 수사를 하게 될 경우 이번 사건을 지휘해 온 서울중앙지검 산하 강력부 등이 수사를 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검찰이 당장 수사에 착수하기보다는 경찰 수사를 일단 지휘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연일 유착 의혹이 부각되자 일부에서는 2011년 이른바 ‘함바 비리’ 사건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이 당시 검찰 수사로 전직 경찰청장 등 고위직 상당수가 처벌받아 경찰 위신이 땅에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경찰 고위급의 유착 의혹이 드러날 경우 수사권 조정은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입니다. 수사권 조정 등을 놓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검찰과 경찰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정부의 검찰 개혁 작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은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데요. 승리가 군 입대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는 추호의 틈도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유착 의혹이 있는 경찰이 아닌,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이번 사건 수사의 키를 누가 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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