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방 속 ‘경찰총장’ 언급된 경찰청 총경, 승리 등과 최소 3번 호텔 등에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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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16.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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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승리 조사에서 진술 확보…강남경찰서, 문정부 민정수석실서 근무
해당 총경 "조직에 누 끼쳤다고 생각. 수사편의 봐준적 없어"


서울 강남 유명 클럽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5일 경찰청 소속 A 총경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A 총경은 '빅뱅' 출신 이승현(29·예명 승리)씨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등장하는, 클럽 뒤를 봐주는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A 총경을 불러 승리, 승리의 동업자인 투자 회사 대표 유모(34)씨와의 관계에 대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7월 승리, 유씨 등이 포함된 단체 대화방에서 클럽 직원인 김모씨는 "(유씨가) 경찰총장과 문자하는 것을 봤다"며 "총장이 다른 업소에서 시샘해서 찌른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 해결해 준다는 식으로"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승리와 유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클럽 '몽키뮤지엄'을 열었는데, 경쟁 업체가 소음과 불법 구조물로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총장'이 해결해 줬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클럽을 관할하는 경찰서는 서울 강남경찰서다. A 총경은 당시 총경으로 승진해 교육을 받고 있었다. 강남경찰서 소속이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승진 직전인 2016년 1월까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방범·순찰·성매매 단속 등을 총괄하는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했다. A 총경은 이후 지방 근무를 하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실에서 일했다. 작년 경찰청으로 복귀했다.

경찰은 지난 14일 승리, 유씨, 가수 정준영(30)씨 등을 소환해 단체 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이 누군지 조사했다. 경찰에 경찰총장이라는 계급은 없다. 이 때문에 카카오톡 원본을 입수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전달한 방정현 변호사는 "(경찰청장의) 오타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대화 당사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총경 계급으로 확인됐다. 총경은 일선 경찰서 서장, 경찰청의 과장급 계급이다.

승리는 경찰 조사에서 "2017년 초 유씨의 소개로 서울 강북의 한 호텔 식당에서 A 총경을 처음 만나 총 3차례 A 총경과 식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총경은 당시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A총경은 이날 오후 11시 30분쯤 조사를 받고 나와 기자들에게 "수사 편의를 봐준 적이 없다"며 "조직에 누를 끼쳤다"고 했다. A 총경은 이날 경찰에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했다. 경찰은 정준영씨와 클럽 직원 김씨의 집을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승리 일행이 관여한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돈을 받은 전직 경찰은 이날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버닝썬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서울 강남경찰서 출신 전직 경찰(경장) 강모씨를 구속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작년 7월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했다는 신고가 접수해 강남경찰서가 수사에 나서자 버닝썬 이모 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강씨는 "돈을 받거나 청탁한 일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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