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지께서 작년 말에 있었던 심사에서 총경으로의 승진이 내정되셨습니다.

순경으로서 경찰생활을 시작하신지 30년 정도 걸리셨구요.
현재 아버지 연세는 50대 중반이십니다.

치안감 이하 모든 경찰공무원이 만60세가 되면 정년퇴임을 해야 하니 저희 아버지도 몇 년 안으로 퇴직을 하실 것이고, 이 총경으로서의 계급이 아버지의 마지막 계급이 될 것 같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버지는 성공한 경찰관이신가? 아버지는 경찰관으로서의 나름의 사명감과 포부를 가진 분이시고 어떤 업무도 허투루 하지 않으시는 꼼꼼한 성격이십니다. 상관이나 부하직원간 관계도 원만하시구요. 가정보다 경찰로서의 업무를 더 중요시하셔서 한때 아버지와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여러 안타까운 뉴스... 특히 황기철 전 해군 참모총장님과 관련된 기사를 접하며 자질은 부족하나 인맥과 재력 등을 통해 고위직에 앉아있는 인사들을 보면서 회의가 느껴졌습니다... 그런 사람들에 비해 우리 아버지는?... 아버지가 군인이 아니라 경찰관이시긴 하지만... 그 기사를 읽고 아버지가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저는 곧 육사 입교를 앞두고 있는데 좀 심각하게 회의가 들었습니다. 과연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가?

아버지는 노력하신 만큼의 성과를 거두신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진지하게 질문합니다. 과연 몸담을 만한 값어치가 있는 선택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