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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환의 빅 이슈] 죽음 부른 무단횡단, 책임은?

[전종환의 빅 이슈] 죽음 부른 무단횡단, 책임은?
입력 2018-04-30 17:49 | 수정 2018-04-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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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종환의 빅 이슈입니다.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귀찮거나, 바빠서 한 번쯤 저지르는 실수.

    바로 무단횡단입니다.

    무당횡단으로 인한 사망자 한 해 평균 4백 명에 달합니다.

    하루 한 명 이상이 무단횡단 때문에 사망한다는 얘기죠.

    OECD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데, 그만큼 무단횡단에 대한 경각심이 낮다는 얘기겠죠.

    무단횡단으로 일어난 교통사고 보고 계십니다.

    어떻습니까?

    갑자기 나타난 보행자를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발생한 사고, 어디까지가 운전자의 책임이고 또 어디까지가 보행자의 책임일까.

    오늘(30일) 빅 이슈에서 짚어보도록하겠습니다.

    자, 지난 20일 새벽, 광주의 한 왕복 9차선 도로에서 난 사고입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영상인데요.

    두 여대생,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무단횡단을 합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걷더니, 이내 달리기 시작했고요.

    차가 오는 쪽을 확인하지 않았죠?

    그런데 반대편에서 SUV 차량 한 대가 달려와서 여성들을 그대로 들이받은 겁니다.

    한 명은 크게 다쳤고, 다른 한 명은 병원 이송 중에 결국 숨졌습니다.

    차를 몰았던 40대 운전자,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보행하던 대학생들을 미처 보지 못했다"

    이 남성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과속이 확인이 된다면 처벌 수위가 높아지게 됩니다.

    경찰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영상 ▶

    [경찰 관계자]
    "운전자에 적용되는 법 조항만 수사할 뿐이지 보행자 과실이라든지 귀책사유라든지 이런 거는 현행법상 적용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실 비율이라는 거는 경찰에서는 나누지 않아요. 운전자가 보행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고이니까 중과실 여부가 포함되냐 안되냐 이런 거만 우리가 수사할 뿐이죠. 가해자 블랙박스를 제출했고요. 도로교통공단에 의뢰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결과는 나와 봐야 알 것 같아요. 과속 여부가 나와봐야죠."

    ◀ 앵커 ▶

    어떻습니까?

    누구의 책임이 더 커 보이시나요?

    온라인에서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왜 그런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자, 사고가 발생한 곳의 위성사진 보고 계십니다.

    불과 30미터 떨어진 거리에 육교가 이렇게 있죠.

    택시에서 내린 뒤 만약 육교를 건넜으면, 무단횡단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차량 운전자도 결국 피해자다", "무단횡단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무단횡단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달아 올랐습니다.

    반면, 정반대의 청원도 눈에 띄었습니다.

    "쌍촌동 교통사고 운전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합니다", "빈번한 장소에서 과속을 해선 안 됩니다", "과속 운전자 처벌 강화 관련법 개정을 촉구합니다"

    이런 의견들 역시 올라왔습니다.

    자, 이렇게 논란이 될 만한 무단횡단 사고,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그만큼 주의가 필요하겠죠?

    관련 보도 보시고 돌아오겠습니다.

    ◀ 영상 ▶

    [2015년 2월 24일 뉴스 영상]

    왕복 2차로, 교통 신호에 멈춰선 옆 차선 차량 사이로 갑자기 학생이 뛰어나오다 차량과 그대로 부딪히고 맙니다.

    ==============================

    [2014년 12월 4일 뉴스 영상]

    버스 앞으로 뛰어든 60대 남성.

    왼편 중앙 버스 차로에서 뛰쳐나온 바람에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부딪혀 숨졌습니다.

    ==============================

    [2013년 8월 24일 뉴스 영상]

    이른 새벽,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노인이 택시에 치여 쓰러집니다.

    곧바로 택시는 멈췄지만 뒤따라오던 차량이 들이받습니다.

    이번엔 택시에서 나온 운전기사, 피할 새도 없이 또 다른 승용차에 치입니다.

    ==============================

    [2014년 5월 19일 뉴스 영상]

    파란불을 보고 속도를 내던 승용차가 갑자기 나타난 보행자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도로를 뛰어가던 노인들도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버스에 부딪혀 쓰러집니다.

    ◀ 앵커 ▶

    지난해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 수 무려 562명입니다.

    하루 1.5명꼴이죠.

    전체 보행자 사망 사고의 3분의 1이 무단횡단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무단횡단 사고에도 패턴이 있더군요.

    11월부터 1월 사이에 유독 사고가 많이 일어 났고요.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날이 추워서 서두르거나, 차가 뜸하다는 생각에 방심해서 사고가 난다는 얘기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게요.

    무단횡단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의 고령자였단 겁니다.

    왜 그럴까?

    관련 보도로 확인해 보시겠습니다.

    ◀ 영상 ▶

    [2018년 2월 1일 신재웅]

    서울지역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사망 사고는 전년에 비해 오히려 늘었습니다.

    노인들은 시력과 공간 능력, 판단력이 떨어지는데다 폐지를 줍거나 운동을 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단횡단 시민]
    (위험한데 횡단보도로 다니셔야죠?)
    "불법인 줄 아는데, 가까우니까 그냥 그리로 다니는 거야. 많이들 다녀…"

    경찰은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중앙분리대를 설치해 야간 무단횡단 등을 차단할 방침입니다.

    ◀ 앵커 ▶

    보행자 사고의 법 적용, 점차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책임과 과실을 가리기 위해 사고가 난 구체적인 상황을 따진다는 뜻이겠죠.

    자, 먼저,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색일 때 사고가 났다, 볼 것도 없겠죠.

    100% 운전자 잘못입니다.

    그렇다면 신호등이 막 파란색으로 바뀐 상태에서 보행자가 차량 흐름을 확인하지 않고 건넜다가 사고가 났다.

    이럴 경우, 보행자에게도 5%의 책임을 묻게 됩니다.

    이번에는 신호등이 깜빡일 때 일어난 사고 입니다.

    당연히 보행자 책임이 늘어나겠죠, 다음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무리해서 건넜다는 의미로 20%의 책임을 묻게 됩니다.

    만약 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 건넜다, 보행자 책임을 40%, 운전자 책임을 60%로 묻고 있습니다.

    신호등 색깔을 떠나서 운전자는 횡단보도 앞에서 무조건 주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 이번에는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사고가 났을 때는 어떨지 따져볼까요.

    횡단보도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그 책임은 보행자가 60%, 운전자는 40%로, 보행자의 책임이 커집니다.

    다음으로, 횡단보도에서 20미터 이상 떨어진 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면, 이걸 흔히 무단횡단이라고 하는데요.

    보행자가 70%까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여기에다, 보행자가 술에 취했거나, 차로에 중앙 분리대가 있었다면, 보행자 책임은 더욱더 커집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우리나라에 무단횡단 사고가 많이 일어날까?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거, 바로 횡단보도 간의 간격입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횡단보도 간격이 200M로 제한됐는데요.

    200M 안에는 하나 밖에 못 만든다 이런 얘기겠죠.

    좀 더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 보시죠.

    ◀ 영상 ▶

    [2015년 12월 22일 오현석]

    서울 동대문의 왕복 8차로 도로,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를 행인들이 위태롭게 건넙니다.

    (위험하지 않으세요?)
    "그럼 신호등을 만들어 주던가. 불편해요."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횡단보도는 130미터 넘게 떨어져 있습니다.

    바로 뒤에 지하도가 있긴 하지만, 여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다 보니 잘 사용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무단횡단사고가 자주 나는 1백69곳을 분석했더니, 91%가 다른 횡단보도에서 100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200M 너무 멀다 그래서 횡단보도 간격을 100M로 촘촘하게 줄여봤습니다.

    차량의 흐름을 방해해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실행은 더디기만 합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의 경우 횡단보도 간격이 90미터고요.

    영국과 프랑스는 아예 설치 간격에 대한 규정 없이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사고가 잦은 곳에는 횡단보도를 만들어 보행자를 보호해야 한다 이런 뜻이겠죠.

    철저하게 사람 위주의 교통 정책입니다.

    횡단보도를 촘촘히 만드는 것이 능사만은 아닐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대안을 제시합니다.

    사거리에 놓인 횡단보도, 대개 아까 보셨듯이 사각형인데요, 이런 엑스자형 횡단보도를 설치하자는 이런 의견도 있고요.

    보행자의 다급한 마음을 달랠 수 있겠죠.

    또 차선이 넓은 도로일 경우 고령자, 장애우를 배려해서 중앙선에 '보행섬'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런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발생한 무단횡단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 물론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보다 안전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 위주의 사고와 정책을 보행자 위주로 바꿔야 할 때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빅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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