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車네] 수입차 10대 중 4대 '무늬만 회사차'…람보르기니 타고 영업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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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26. 오후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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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수입차 구매 유형 살펴보니
‘비쌀수록 업무용 구매’
법인 고객 더 많은 마세라티 포르쉐 랜드로버


[ 박상재 기자 ]
람보르기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우루스 / 사진=박상재 기자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지난 5년간 팔린 차량 10대 중 4대가 업무용(영업용) 구매로 나타났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업무용 구매 비중이 90%를 웃돌았다. 가격이 비쌀수록 업무용 차량으로 쓰이고 있는 실정인데 ‘무늬만 회사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이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구매 유형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115만9331대로 집계됐다. 이 중 업무용은 37.1%인 43만1254대였다.

브랜드별로 보면 롤스로이스의 업무용 구매 비중이 가장 높았다. 5년 동안 370대 가운데 347대가 회사차였다. 롤스로이스는 최저 4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브랜드다.

뒤이어 고가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는 업무용 비중이 84.7%를 차지했다. 판매된 차량 가운데 개인 등록은 9대뿐이다. 나머지 50대는 업무용으로 등록됐다. ‘억’ 단위의 스포츠카를 타고 출장 등 회사일을 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영국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82.1%) 마세라티(75.3%) 독일 포르쉐(66.8%) 재규어(60.7%) 랜드로버(59.2%)는 주 구매층이 법인이었다. 개인 고객보다 법인을 상대로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레인지로버 / 사진=박상재 기자


이러한 현상은 차량 판매 가격이 ‘비쌀수록’ 두드러진다.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용으로 등록한 뒤 개인적으로 사용하며 세금을 피하는 행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중형 세단을 주력 판매하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업무용 구매 비율이 각각 46.3%, 40.9%로 낮은 편이었다. 일본 차 브랜드인 닛산은 10.5%, 혼다의 경우 10.9%에 불과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무늬만 회사차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람보르기니와 포르쉐처럼 일상주행이 힘든 차량이 왜 업무용인지 뜯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무용 차량 구매 시 구입 및 운영비용에 대한 세금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 적극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인천(79.4%) 부산(65.2%) 대구(63.1%) 경남(62.7%) 제주(60.4%) 전남(21.3%)서울(14.5%) 등의 순이었다.

수입차를 타는 소비자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포르쉐는 업무용 구매 비중이 2014년 74.7%에서 지난해 62.4%로 12.3%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재규어는 65.1%에서 54.9%로, 랜드로버의 경우 64.7%에서 57.5%로 뒷걸음질 쳤다.

이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가 수입차를 구매하는 걸 꺼리지 않게 됐고, 벤츠와 BMW보다 주행 성능이 뛰어난 고가 차량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포르쉐의 '911 GT3 RS' / 사진=박상재 기자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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