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3가지 중장기 전략으로 '고공비행'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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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22. 오전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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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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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입장벽 넘어 RSP 참여…기술력·수익성 확보
- P&W와 40년간 1.9兆 부품 공급권 획득 성과도
- LTA·군수엔진 더해 2025년 매출 1兆 달성 노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직원들이 항공엔진을 검수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4년여간의 성장통을 거쳐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그동안 한화테크윈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사명변경은 물론, 수차례에 걸친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하며 항공과 기계, 방위산업 등 주력 사업을 체계화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력사업인 항공엔진과 관련 국제공동개발(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사업과 함께 장기공급계약(LTA·Long Term Agreement), 군수엔진조립 등 3가지 전략의 기반을 다지며, 중장기적으로 기술력 및 수익성 ‘두 토끼’를 모두 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국내 유일 항공엔진 전문기업…RSP 성과에 기대감

글로벌 민간 항공기 엔진시장은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과 영국 롤스로이스,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가 과점하고 있는 구조로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70~80%에 이른다. 이들은 엔진을 개발·생산하는 방식으로 주로 RSP를 활용한다. RSP는 항공기 엔진의 개발, 양산, 애프터마켓까지 사업의 리스크 및 수익을 참여 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방식을 말한다.

RSP는 국내에서는 매우 생소한 비즈니스 모델이나 글로벌 항공엔진 업계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사업형태다. 항공기엔진 분야는 단 하나의 불량도 용납되지 않는 고도의 기술력과 함께 수십년 이상 안정적으로 부품 납품이 가능한 공급 능력을 갖춘 회사만이 앞선 3사와 RSP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현실. 실제로 전세계에서 독일 MTU, 영국 GKN, 이탈리아 AVIO 등과 같은 몇몇 소수의 해외 선진업체들만이 참여하고 있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RSP 참여 효과는 매우 크다. 부품을 단순 하청 생산할 경우 큰 그림에서 기술개발에 참여하기 어렵고 장기적 수익 창출도 어렵지만, RSP업체들은 기술력 확보는 물론 중장기적 수익성 확보도 가능하기 때문. 항공업계 관계자는 “RSP 사업형태는 진입장벽이 높고, 초기에는 투자 부담이 있는 사업”이라면서도 “40년 이상 지속적인 매출확대와 장기적인 수익성이 확보되는 사업으로 글로벌 엔진부품 전문제조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진입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향후 성장 기대감은 바로 이같은 RSP 사업 진출에 성공한 데서 기인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가스터빈 엔진 창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기 엔진 사업에 진출해 지난해까지 약 8600대 이상의 엔진을 누적 생산한 국내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 제조기업이다. 이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P&W의 GTF엔진 RPS 사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항공 여객 수요와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민간 항공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글로벌 항공기 엔진 부품시장은 2020년 36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등 연간 6%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RSP 사업 참여는 글로벌 항공업계의 신흥강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장기적으로 RSP 세계 5대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LTA·군수엔진조립 가세…성과 본격화

RSP와 함께 LTA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또 다른 주요 전략으로 꼽힌다. 엔진부품 LTA는 수주하청 방식의 부품·모듈 장기공급사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위해 베트남과 싱가폴에 해외 신규 생산거점을 구축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기존 창원사업장은 고도화된 초정밀 가공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고부가 제품군 생산과 첨단부품 개발을 시행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될 베트남 공장을 통해 민수 항공기 엔진부품 사업 매출을 오는 2025년까지 약 1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항공기 부품 가공업계 세계 1위에 해당한다.

이미 RSP와 LTA 전략에 따른 성과는 가시화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소수 엔진제조사와 RSP업체만이 공급 가능했던 고부가 회전체 제품군인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IBR) 3종을 GE와 P&W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2017년에는 GE의 최신 LEAP 엔진에 들어가는 고압터빈(HPT)용 디스크 LTA를 체결한데 이어, 지난 1월에는 미국 P&W로부터 약 40년에 걸쳐 약 17억달러(한화 약 1조9000억원 상당) 규모의 최첨단 GTF엔진 HPT 디스크 2종의 장기 엔진부품 공급권을 획득했다.

이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군수엔진조립 사업의 글로벌 진출도 모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군수엔진조립 사업은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원가·납기 경쟁력 강화와 이에 기반한 사업범위 확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있다”며 “이를 위해 제조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가격, 납기 경쟁력 강화로 수출시장으로의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전경.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남궁민관 (kungg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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