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랑스 제쳤다! 리튬전쟁, 한국의 역전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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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국영기업과 리튬 이온전지 핵심소재 생산 내달 본계약

한국 컨소시엄이 중국 일본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리튬 보유국인 볼리비아로부터 리튬 관련 사업권을 획득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다음 달 초 볼리비아 국영광물기업 코미볼과 최종 계약을 맺고 합작회사를 세워 리튬이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리튬이온전지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은 물론이고 전기자동차에도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1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 등 한국 컨소시엄과 코미볼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은 약 540만 t의 리튬이 묻힌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 또는 인근 포토시에 공장을 설립해 2014년부터 양극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리튬이 들어가는 양극재는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과 함께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다.

한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볼리비아 정부와 리튬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을 기울이던 일본 등에 비하면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폐쇄한 볼리비아 대사관을 2008년 10월 재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이 역전승을 거둔 결정적인 요인은 기술이었다.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1년 이상 걸리던 리튬 추출기간을 1개월 이내로 크게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해 올해 2월 방한한 볼리비아 증발자원총국장에게 시연해 ‘리튬 전쟁’에 쐐기를 박았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코미볼이 절반을 갖고 한국 컨소시엄 중에서는 포스코가 2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또 LG상사와 경동이 각각 5%, OCI의 자회사인 유니온과 아주그룹이 3%씩을 보유한다. 광물자원공사는 9%의 지분을 확보하고 프로젝트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합작법인 설립에는 총 180만 달러(약 20억880만 원)가 투입된다. 광물자원공사 측은 “향후 공장을 세우기 위해서는 별도의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며 “우선 공장 용지를 선정한 뒤 전체 투자규모를 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 당국자는 “최근 해외 자원개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데 한국 컨소시엄이 볼리비아 리튬 사업권을 따낸 것은 국내 기업의 자원개발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자국의 리튬개발사업을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1단계로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리튬을 추출하고 2단계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탄산리튬을 만든다. 3단계는 탄산리튬으로 리튬이온전지를 만드는 과정이다. 1, 2단계는 볼리비아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컨소시엄은 3단계 작업에 필요한 양극재를 생산하게 된다.

2차전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유니 소금물에서 효율적으로 리튬을 추출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한 한국 컨소시엄이 향후 1, 2단계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채널A 영상] 한국기업, 꼬로꼬로 자치주와 리튬사업 개발 양해각서 맺어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리튠전쟁#한국 컨소시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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