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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 버리고 진솔한 배우로 돌아온 배정남 [인터뷰]

[한국경제TV 뉴미디어뉴스팀 장소윤 기자]


배정남을 모델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2000년대 초 각종 배정남 패션을 유행시키며 전성기를 보냈던 그다. 배정남은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톱모델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몸소 보여주며 뭇 남자들의 로망으로 떠올랐다.

모델 커리어로는 정점을 찍었던 배정남이 이제는 배우로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 앞서 '시체가 돌아왔다', '베를린', '심야식당', '마스터' 등에 간간이 얼굴을 비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던 그는 보안관에서 인생 캐릭터 춘모를 만나 배우로서의 확실한 입지를 다져가는 형세다.

보안관 홍보차 찾은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그는 진한 부산 사투리와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을 거침없이 선보이며 대중의 호감까지 사로잡았다. 오랜만의 예능 원석이라는 평까지 받게 된 그는 방송 이후 쏟아진 관심에 행복하다는 말을 꺼냈다. 라디오 스타 덕분에 추가로 잡힌 인터뷰 자리에서도 특유의 언변으로 웃음 넘치는 현장으로 리드했다. 갑자기 쏟아진 관심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공개한다.

'라디오 스타' 출연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같이 '보안관' 촬영한 형님들 덕분이죠. 제가 인복이 있나 봐요. 사실은 제가 아니라 '보안관'을 검색어 1위로 올리고 싶었는데, 제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떠서 괜히 미안하더라고요. 벤치 멤버로 앉아 있다가 갑자기 공격수로 출전하게 된 거니까요. 그래도 '보안관'이 잘 되고 있어서 신이 나고요. 홍보하는 것도 즐거워요.

'라디오스타' 녹화 전에 '보안관' 멤버들끼리 회의를 했다는데, 무슨 얘기를 한 건가.

형님들이 긴장하지 말라고 청심환을 사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진짜 긴장했어요. 그래도 우리팀 4명에 그쪽도 4명이니까 안심이 되더라고요.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까 제 본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생각이 많아지면 더 말이 안 나온다니까 그냥 생각 없이 저를 드러냈죠.

모델 출신이기도 하고 예전에는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고수하지 않았나. '라디오스타' 출연 이후 입담 덕분에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예전에는 신비주의가 있었죠. 그때는 제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산전수전을 겪어보니 그게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요즘은 신비주의 보다는 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대세잖아요. 8년 전에 '무한도전'에 나갔을 때는 망가지는 걸 두려워했던 것 같아요. 신비주의를 버리니까 훨씬 편하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고요.

'보안관' 촬영지가 부산의 기장이었다. 고향에서 촬영해 더욱 반가웠을 것 같은데.

고향이니까 모든 게 다 반가웠죠. 구석구석 숨은 맛집도 제가 다 데리고 다녔어요. 저희가 쉴 때 낚시도 많이 했어요. 바닷가에서 낚시랑 태닝이랑 같이 하느라 팬티 차림으로 다니기도 했고요. 형님들이 편하게 해주셨으니 그렇게 장난도 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죠.

극 중 '춘모'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너무 좋아서 미팅 때 바로 캐스팅됐다는 일화가 있다.

강동원 형이 한강 피크닉에서 밥 먹는 자리라고 해서 나갔는데 거기에 제작사 대표님이 계셨어요. 저는 '보안관'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줄도 모르고 평소대로 행동했는데 춘모 역할과 너무 딱 어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대표님이 사기꾼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다음 날 연락이 오더니 오디션을 보자고 하더라고요. 동원이 형도 '잘 해보자'라고 하면서 오디션 전에 리딩 합도 맞춰줬어요. 도움이 정말 많이 되더라고요. 자신감도 생기고. 그때 감독님도 만족하셔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사진-롯데엔터

강동원과는 데뷔 초기부터 오랜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사람이 참 인연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15년 전에 제가 처음 모델 시작할 때 동원 형이랑 같은 회사였어요. 둘 다 서울에 집이 없어서 같이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힘들게 살았죠. 그러다 형이 먼저 잘 됐고, 모델 초반에 일이 없었을 때는 여욱환 형이랑 동원이 형 스타일리스트 일을 같이했어요. 동원 형이 주위 사람을 그렇게 잘 챙겨요. 이번에 콜드 플레이 콘서트 티켓도 동원 형이 다 사서 주변에 돌린 거예요. 술값 밥값도 항상 다 계산하고. 제가 연기 시작하고서도 조언을 많이 해줘요.

과거엔 모델 일과 쇼핑몰도 병행했는데, 이제는 주로 배우로서 활동할 계획인가?

지금은 일단 연기에 집중하려고요. 이번에 진짜 많이 배웠어요.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그 짧은 순간에도 많이 는 것 같아요. 그게 저는 고맙죠. 힘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제가 긴장할까 봐 중요한 장면에서는 일부러 말 안 하고 촬영에 들어간 적도 있었어요.

그간의 작품 중에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출품한 단편 '가면무도회'가 인상적이다.

한동안 단편 영화도 많이 찍었죠. '가면무도회'에서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장과 주유소를 그만두고 트랜스젠더 클럽에서 일하는 역할을 맡아서 연기했는데, 빨간색 망사스타킹도 신고 퇴폐적인 느낌의 여장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일 크게 변신한 것 같아요. 당시에는 모델 이미지를 깨고 싶었어요. 관객들이 저인 걸 몰라봐서 오히려 좋았죠. 이후로는 못할 역할이 없겠더라고요. 그 역할을 해보니까 춘모 역할은 껌이더라고요. 하하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을 것 같다.

멜로도 해보고 싶고 사극, 스릴러 등 할 수 있는 한 다양하게 연기해보고 싶어요. 휴먼 실화나 감동적인 드라마를 즐겨 봐요. 공포는 꿈에 나올까 봐 잘 못 봅니다.

30대 배우로서의 삶,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이제 시작이죠. '보안관'으로 시작해서 모델 때 그 느낌으로 조금씩 욕심 안 내고 천천히 가고 싶어요. 30대가 되니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더 좋은 거 같아요. 모델 처음 했을 때 그 마음가짐을 지금도 가져요. 그때 고생한 걸 되새기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합니다. 한 방에 뜨는 건 싫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바심을 가지는 성격이 아닌 것 같다.

조바심은 전혀 없어요. 악플도 잘 안 봐요. 앉아서 초조해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는 스트레스가 있어도 흘려보내는 타입이죠. 어릴 때 아픔을 많이 겪어봐서 그런가 봐요. 제가 조바심 낸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물론 잘 되면 좋죠. 모델 생활할 때는 한때 잘 나간 적도 있었는데, 사기꾼도 만나보고 힘들게 산적도 있었어요. 그때 형님, 누나들이 많이 챙겨줬어요. 이제는 조금씩 내공을 쌓으면서 천천히 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먼저 저 자신을 열어요. 처음 서울 올라오고서 사회생활 하다가 사기도 많이 당해봐서 이젠 가식이 보여요. 아픔을 겪다 보니까 사람이 단단해지더라고요. 제가 진실로 다가가니까 형님들도 예뻐해 주세요. 이번 작품에서도 형님들을 잘 만난 것 같아요.

뉴미디어뉴스팀 장소윤 기자 newmedi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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