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다큐·드라마 ‘대한독립’을 외치다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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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1 07:45  |  수정 2019-04-01 08:29  |  발행일 2019-04-0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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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들의 업적을 기리는 시도가 문화계 전반에 일고 있다. 영화 ‘1919 유관순’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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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첫 방송되는 MBC 예능 다큐멘터리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가 쏟아진다. 안중근 의사와 관련한 영화도 여러 편 준비 중이다. 특히 올해는 안중근 하얼빈 의거 110주년이 되는 해다. 때문에 그의 삶을 재조명하고 업적을 기리려는 시도가 문화계 전반에서 불고 있다.

유관순 투옥기 영화 잇따라 개봉
안중근 드라마 ‘의군’ 9월 방영
3·1운동-臨政수립 100주년 맞아
문화계 전반 재조명 시도 줄이어

독립영웅 후손들 고국으로 초대
예능다큐 ‘집으로’ 오늘 첫 방송

◆유관순에 이어 안중근, 영화와 드라마로 부활

최근 상업영화로 다뤄진 적 없는 유관순 열사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가 ‘항거: 유관순 이야기’와 ‘1919 유관순’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됐다.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 감옥에 투옥됐던 1년여의 시간에 포커스를 맞춘 두 작품은 일제의 갖은 고문과 핍박 속에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은 유 열사의 강단 있고 의연한 모습이 담겨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날의 뜨거웠던 감동은 안중근 의사를 다룬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만주 하얼빈에서 독립을 염원하며 한반도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이듬해 뤼순 감옥에서 순국했다.

먼저 ‘국제시장’ ‘해운대’ 등을 연출한 JK필름 윤제균 감독이 안중근의 영화화 작업에 나섰다. 윤 감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집중 조명한 뮤지컬 ‘영웅’의 리메이크 판권을 사들여 이를 뮤지컬 영화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시도되는 뮤지컬 영화다. 올해로 공연 10주년을 맞은 ‘영웅’은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의 면모와 운명 앞에서 고뇌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심도 있게 담아내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동승’ ‘나탈리’ 등을 연출한 주경중 감독도 여기에 가세했다. 그는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하얼빈’ 제작을 재추진한다. 이 작품은 당초 2016년 한중합작으로 추진됐으나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 여파와 감독의 법정 분쟁 등으로 제작이 일시 중단된 상태였다. 영화는 안중근이 왜 이토 히로부미를 쏘고 형장의 이슬로 산화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제작사 맘미디어 측은 “130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최근 포천랜드 테마파크와 영화 세트장 지원 계약을 체결했고, 전남 장흥군과 하얼빈 역사 복원, 안중근 생가 복원 등 영화 세트장 건설 지원에 관한 세부 내용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안방극장에서도 안중근을 만날 수 있다. KBS2는 특별기획 드라마 ‘의군-푸른 영웅의 시대’를 오는 9월 선보인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의 심장을 저격한 건 대한의군 참모중장이자 특파대 대장으로서의 작전을 수행한 것이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의군’은 철부지 도련님에 가까웠던 청년 안응칠이 독립투사 안중근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동시에 대한의군 특파대 대장으로서의 그의 삶을 재조명한다.

제작비로 300억원대가 투입될 24부작 드라마 ‘의군’은 안중근기념사업회와 사단법인 항일독립운동가단체 연합회가 후원한다. 영화 ‘바람의 파이터’ ‘그랑프리’, 드라마 ‘아이리스’ ‘크리미널 마인드’ 등을 연출한 양윤호 감독과 드라마 ‘공주의 남자’ 등을 만든 최지영 PD가 공동연출을 맡았다.

◆전 세계를 무대로 조국의 독립을 외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우리 민족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조국의 독립을 외쳤다. 하지만 머나먼 타국에서 대한독립을 외쳤던 수많은 영웅들은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타지에서 외롭게 잠들고 말았다. MBC TV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이하 ‘집으로’)는 해외에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직접 만나 우리 역사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들을 한국 땅으로 초대하는 예능 다큐멘터리다.

총 4부작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엔 홍재하·김산·강명화·임성실 등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 출연한다. 연예인 출연자로는 배우 손현주와 허일후 MBC 아나운서가 1∼4부 고정 출연하며 역사 강사 최태성,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배우 홍수현·이동휘·고창석·한보름·한수연·윤주빈, 가수 폴킴, 피겨스케이팅 선수 최다빈, 작가 정상규 등이 함께했다.

1일 첫 방송되는 ‘100년 전, 우리의 이야기’에선 100년 전 파리강화회의가 열린 베르사유 궁전을 방문한 사절단이 독립의 정당성을 피력하지 못한 채 회의장 문 앞에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당시 그들의 심정을 상상해보고 역사의 숨겨진 이면을 좇는다. 2편 ‘잊혀진 땅, 잊혀진 이름’(8일)에선 우리나라 광복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 역사도, 아픔도 제대로 알고 있는 이가 없는 블라디보스토크 최대 한인 집단거주지인 ‘신한촌’을 찾는다. 하지만 간신히 세워진 기념비만 덩그러니 남아있을 뿐 그곳에서 다른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또 3편 ‘고향의 봄을 꿈꾸며’(14일)와 4편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21일)를 통해선 각각 한인 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하와이·로스앤젤레스와 대한민국의 임시정부가 시작된 중국 상하이를 찾는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한국의 체게바라’라 불린 독립운동가 김산의 발자취도 따라간다.

사절단 단장을 맡은 손현주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무겁게 돌아왔다. 찾아야 할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너무 많아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시즌제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역사 강사 최태성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아버지, 할아버지와는 다른 성(姓)을 쓰고 있다. 성을 유지하면 닥치게 될 위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꾸게 된, 그런 가슴 아픈 역사를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날 수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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