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공공기관서 창업자금 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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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업오케이 닷컴이 예비창업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창업자 중 70~80%는 대출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금 범위가 정해져야 업종 선택, 입지, 규모 등이 명확해지므로 자금설계는 창업준비의 첫 단추나 마찬가지다. 과다한 대출은 초조와 불안을부추겨 조급한 경영으로 사업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나름대로의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현금, 주식투자액, 주택시세 등을 고려해 동원가능한 자금을 파악한다. 업종을 선택한 뒤에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산정해야 한다. 투자금액을 정할 때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가장 쉬운 대출 방법은 금융기관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는 것이다. 여의치 않다면 공공기관에서 마련한 창업자금지원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또 가맹점의 창업자금 마련을 지원해주는 가맹본사도 있다.

◆ 공공기관 대출

= 공공기관을 통해 창업자금을 지원받으면 일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는 것보다 비교적 이자가 적기 때문에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1순위로 고려한다.

점포비를 지원하는 곳은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여성가장 창업자금', 근로복지공단의 '장기실업자 자영업 창업지원사업'이 있다.

신용희 씨(42)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장기실업자 자영업 창업지원사업으로 대출을 받고, 작년 4월 왕냉면전문점(장비왕냉면왕설렁탕 대구 칠곡점)을 오픈했다. 장기실업은 실업상태 3개월 이상을 말한다. 금융기관 대출은 근로복지공단의 연 4.5%의 이율보다 높고 조건도 까다롭다는 생각에 근로복지공단을 찾게 됐다.

신씨는 총창업비용 1억원 중 임대보증금 5000만원을 대출받아 6개월 만에 상환금액을 마련했다. 10월에는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임대보증금을 줄여 대출금에 대한 부담을 줄여볼까"도 생각했다는 신씨는 "비싸더라도 좋은 입지에 입점해 점포를 빨리 키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점포 매출 관리를 철저히 한 것도 비결이다.

이 밖에 공공기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창업자금은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소상공인 창업 및 경영개선자금',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ㆍ벤처 창업자금', 여성부의 '여성기술인력 창업자금', 서울시의 '중소기업육성자금' 등이 있다.

해산물전문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광석 씨(49ㆍ 취하는건바다 오목교점)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통해 창업자금을 대출받았다. 이씨는 평소 거래하던 은행에 붙어있는 홍보포스터를 보고,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았다. 창업 컨설팅도 받고, 센터에서 진행하는 창업교육과정도 이수한 이씨는 작년 12월 임대보증금 2000만원을 포함해 6600만원을 들여 창업했다. 대출로 조달한 금액은 2500만원이다.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자금추천서를 신청하고 작성된 신청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하는데 금융기관에서는 부동산담보 또는 신용보증서, 연대보증을 요구한다. 이후 심사에서 대출까지는 일주일 정도 걸린다.

대출금리는 연 5.9%(변동)가 적용되며 1년 거치 후 4년간 대출금액의 70%를 3개월마다 분할 상환하고 나머지 30%를 상환하는 조건이다.

◆ 금융기관

= 금융기관에서 창업자금을 조달하려면 시중 은행의 종합통장 대출, 적금 대출제도, 보험회사의 부동산 담보 대출, 새마을금고와 상호신용금고 대출, 마이너스 통장 대출,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등을 이용하면 된다. 금융기관을 이용하면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이자율이 높다.

금융기관 대출은 주 거래처가 있다면 쉬울 수 있지만 반대라면 좀 힘들다. 따라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예정이라면 적어도 3~6개월 전부터 은행 한 곳을 정해두고 거래를 집중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금융기관 대출 중 가장 손쉽다. 복합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류은화 씨(45ㆍ색연필 수유점)는 10년 넘게 거래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3000만원 받았다. 14년간 문구점을 운영해온 류씨는 주위에 경쟁점포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 매출이 낮아지자 대출금을 합해 총 8000만원을 투자해 작년 6월 문구ㆍ팬시점에 DVD, 도서 대여점이 복합된 점포를 열었다. 김연돈 씨(53)는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거래하던 보험사와 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통해 9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김씨는 보험사에는 연 12~13%, 은행에는 연 10% 이자를 매월 내고 있다.

김씨는 대출금을 보태 작년 12월 유기농ㆍ건강기능식품전문점(내추럴하우스오가닉 홍성중앙점)을 창업했다. 창업에 든 비용은 총 1억4000만원. 빚이 있는 상태에서 또 대출을 받는 것이라 망설였다는 김씨는 이번만큼은 실패하면 안 된다고 다짐하며 고객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요즘은 월 매출 약 2700만원을 올리고 있다.

◆ 가맹본사를 활용한 대출

=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서 금융기관과 연계해 가맹점의 창업자금을 지원해 주는 사례도 늘고 있어 예비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져봄 직하다.

'닭익는 마을'은 총투자비 3억~5억원대 창업을 본사 지원으로 창업해주는 위탁창업제도를 도입했다. 경영능력과 성실성을 겸비한 창업자들을 선발해 본사에서 지원을 해준다. 가맹점주는 수익금 중 이자와 로열티 등을 본사에 납부해야 한다.

피부관리전문점 이지은레드클럽은 지난 5월 국민은행에서 우수 프랜차이즈를 선정해 가맹점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는 'KB프랜차이즈 대출'을 시작했다. 운영한도는 50억원이며 2000만원까지 무보증, 무담보로 대출이 가능하다.

섬마을이야기와 취하는건바다 가맹사업을 전개하는 포유프랜차이즈는 주류제조사와 제휴해 가맹점에 주류대출을 지원하는 한편, 제2금융권과 연계해 인테리어비용을 대출해주고 있다.

고기전문점인 오래드림은 1억원까지 연이자율 5.2%로 대출해준다. 큰옷전문점 크레빅은 제일상호저축은행과 연계해 가맹점주들에게 창업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

[심시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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